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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1

니체, 『선악의 저편』 - 어딘가에는 친구가 있어 니체, 『선악의 저편』 - 어딘가에는 친구가 있어 지금이야 니체가 몹시 유명한 철학자이지만, 생전의 그는 알다시피 '세계적인' 철학자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세계'가 워낙 좁기도 했고). 20세기 독일에서는 나치와 관련하여 심각한 오해를 받기도 했고, 아직까지도 그 영향이 남아있기도 하니까. 그러니까 나는 니체를 생각하면 자동으로 '고독'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건 대인관계가 폭넓다거나, 짝이 없어 외롭다거나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감정이다. 백여명의 친구들과 축제를 벌이는 중에도 고독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인간' 중에 고독하지 않은 인간이 과연 있을까? 니체가 동시대에 이해받지 못한 자신을 떠올리며 고독하게 써 내려간 문장들이 지금, 여기에서 (비교적) 보편적으로 읽히는 이.. 2020. 5. 1.
『듣기의 윤리』- '듣기'의 자리를 마련하는 일 '듣기'의 자리를 마련하는 일 “다가오는 모든 이방인-타자들에게 묻지도 판단하지도 않고 온전히 피난처를 개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절대적 환대라는 윤리적 요청은 생존을 내어놓을 만큼 위험해 보이고 또 그래서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환대의 행위가 자기 배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모든 만남의 장소에서, 모든 관용의 공간에서 절대적 환대는 살아 있어야 한다. 절대적 환대는 불가능하면서도 가능해야 하고, 현전하지 않으면서 도래해야 하고, 경험할 수 없는 경험으로 경험되어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절대적 환대의 이념은 곧 정의다.”- 김애령, 『듣기의 윤리』, 205쪽 올해로 마흔이 되었다. 젊다고 하기엔 늙었고, 늙었다고 하기엔 여전히 젊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애매한 나이여서 어떻게 여기까지.. 2020. 4. 22.
책읽기, '나'를 변화하는 시간 속에 던지는 일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 - '나'를 변화하는 시간 속에 던지는 일 생명은 오로지 잠재적인 것들만을 포함한다. 즉 생명은 잠재성들, 사건들, 특이성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잠재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결코 실재성을 결여한 어떤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잠재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잠재적인 것 고유의 실재성을 그에게 부여하는 [내재성의] 평면을 따라가면서 현실화의 과정 속에 뛰어드는 어떤 것이다. 이때 [현실화의 과정 속에 뛰어드는] 내재적인 사건은 내재적인 사건 자신을 [현실의 차원 속에] 도래하도록 하는 사물들을 상태와 체험된 상태 속에서 현실화 된다. 달리 말하자면 내재성의 평면이 한 대상과 한 주체에 스스로 할당된다고 할 때, 바로 그 한 대상과 한 주체[즉 내재성의 평면으로부터 비롯되지만 .. 2020. 3. 19.
『일요일 오후 2시 동네 청년이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 어떻게 삶을 구성할 것인가? 『일요일 오후 2시 동네 청년이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 어떻게 삶을 구성할 것인가? "말에는 위대한 힘이 있지만 삶과 동떨어진 말은 그 힘을 잃는다. 청년들의 멘토들의 말이 그랬던 것처럼 힘을 잃은 말은 그저 덧없이 허공으로 흩어진다. 결국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삶으로써 보여 주어야 한다. 완벽한 삶을 보여 주어 동경을 받으라는 뜻이 아니다. 동경이란 동일시의 감정이다. 모든 이에게 주어진 현실이 다른데, 그저 똑같이 되고자 하는 동경은 몰이해에 지나지 않는다. 삶으로써 보여주어야 하는 가르침은 내게 주어진 현실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전혀 스펙타클하지 않은 일상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나의 믿음을 가지고 나의 삶을 구성해 가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로 하여금 자신을 동경.. 2020.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