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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문장보감 : 글쓰기의 진수!5

가야 할 곳으로 가고 멈춰야 할 곳에 멈춘다 가야 할 곳으로 가고 멈춰야 할 곳에 멈춘다 소동파는 누구인가? 그는 중국 최고의 천재문인이자 중국사상 최초 대유령을 넘어 땅 끝으로 유배된 관료였다. 그는 그 땅 끝에서의 거주조차 허락받지 못하고, 끝내 바다 건너 해남도로 쫓겨 가 주린 배를 햇빛으로 달래야 했다. 동파(東坡)는 그가 첫 유배지에서 일구던 작은 농토에 붙인 이름이다. 이후 소식은 자신을 동파거사라 즐겨 불렀다. 이러한 ‘천재문인의 파란만장한 일생’은 흔히 비극적 색채를 띠기 마련이다. 하지만 보라. 소동파의 일생을 다룬 평전은 “쾌활한 천재”(임어당), “팔방미인 소동파”(류종목) 등의 밝고 긍정적인 뉘앙스의 제목을 달고 있다. 소동파의 일생은 “부귀로도 음란하게 할 수 없고, 빈천함으로도 변하게 못한” 위대한 긍정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2017. 4. 4.
문장, 세상과 타협하지 않을 수 있는 힘 문장, 세상과 타협하지 않을 수 있는 힘 “소동파의 편지를 읽고 나는 기쁨으로 온몸에 땀이 배어나올 지경이었소. 나 같은 늙은이는 이제 이 젊은이에게 자리를 내주어, 그가 문단의 영수(領袖)로 군림하게 해야 할 것 같소.” (『소동파 평전』, 곽정충, 학고방, 72쪽) 지공거 즉, 과거시험 위원장이었던 구양수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뽑은 소식의 편지를 읽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소식이 자신의 바통을 이어받을 인재라고 확신하는 듯하다. 구양수는 왜 문장만 보고서 지금 막 과거에 급제한 후배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려 하는 것일까? 문장을 무엇이라 생각했기에 소식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1. 태학체 VS 고문 송나라 초기, 문관 중심의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고자 과거제도를 개편했다. 이 제도로 인해 .. 2017. 3. 21.
문장, 정치의 또 다른 이름 문장, 정치의 또 다른 이름 1. 개혁을 향한 열망 그리고 실패 그대가 중도에 버림을 받은 것은 하늘이 그대를 위해 굴레를 벗겨준 일일 터. 아름다운 옥과도 같았어라, 그대가 쏟아냈던 그 문사는. 부귀하고 무능하다면, 그 이름은 마멸되기만 할뿐, 그 누가 기억해주리오? 실로 비범하고 위대하였던 그대의 글. (「유자후 묘지명」,『한유문집』, P.466) 이 글은 당나라 문장가 한유가 자신의 벗 유종원을 위하여 써 준 묘지명이다. 그런데 한유는 왜 묘지명에 “그대가 중도에 버림을 받은 것은 하늘이 그대를 위해 굴레를 벗겨준 일” 이라고 표현했을까? 유종원이 어떤 직책에 있었고, 얼마나 훌륭한 업적을 남겼는지를 쓰지 않고, 중도에 버림받은 일을 거론한 이유는 뭘까? 도대체 유종원에게 어떤 일이 있었길래, 비범.. 2017. 3. 7.
[문장보감] 글쓰기, 나의 운명 나의 전투 문장보감 - 글쓰기, 나의 운명 나의 전투 글쓰기는 나의 운명(왜 써야 하는가) ‘글쓰기’는 말만 들어도 힘들고 괴롭다.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하고 두려워서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들을 누구든 한 번 쯤 해봤을 것이다. 이처럼 어려운 글을 왜 써야 하는 것일까? 당나라 정치가이자 문장가인 한유(韓愈 768~824)는 글쓰기는 피할 수 없는 운명같은 것이라고, 도무지 어쩔 수가 없어서 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운명이라니? 무슨 말인가? 만물은 평정을 얻지 못하면 소리내 운다.(大凡物不得其平則鳴) 초목은 본디 소리가 없으나 바람이 흔들면 소리내 울고, 물은 본디 소리가 없으나 바람이 치면 소리내 운다. 솟구치는 것은 무언가가 그것을 쳤기 때문이고 내달리는 것은 무언가가 그것을 막았기 때문이며.. 2017.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