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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77

[나의 은퇴 이야기] 밟지 않은 땅을 의지하기 밟지 않은 땅을 의지하기 희수(고전비평공간 규문) 1.달라진 출근길 벽돌이 든 것 같은 무거운 가방을 메고 혜화역에 내린다. 중얼중얼 논어의 문장을 암송한다. 자왈, 불환인지부기지 환부지인야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할 것이 아니라, 내가 남을 알아보지 못할까 근심해야 한다. 논어, 학이 16장), 자왈,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낙지자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옹야 18장) 논어를 읽고 각 챕터마다 자신이 픽한 문장 가운데 선정된 다섯 구절을 암기하는 과제를 수행 중이다. 올해 초부터 사서와 노장을 일요일과 수요일에 공부한다. 혜화역에서 규문까지 가는 길은 춥기도 했고.. 2025. 4. 7.
『동네 병원 인문학』 지은이 내과 전문의 이여민 선생님 인터뷰 『동네 병원 인문학』 지은이 내과 전문의 이여민 선생님 인터뷰  1. 내과 전문의로 30년 이상 일해 오셨는데, 인문학을 만나 공부하시기 전과 후에 진료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인문학 공부가 언뜻 전혀 무관해 보이는 내과진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환자를 볼 때 ‘질병’에 초점을 맞추고 검사 결과를 통해 환자 치료에만 집중했던 시각이 인문학적 소양을 쌓으며 점차 ‘사람’을 향한 관심으로 확장되고 결국엔 그 질환을 일으킨 환자 생활 전체를 보게 되었어요.고미숙 선생님의 『위생의 시대』에서 위생 권력을 배우고, 왕양명의 『전습록』을 읽으며 의사로서 환자를 대하는 저의 태도를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30년 동안 동네병원을 운영하는 저에게 환자.. 2025. 3. 4.
인문학 공부를 만나 병과 환자에 대한 시선이 달라진 ―이여민 선생님의 『동네 병원 인문학』이 출간되었습니다!! 인문학 공부를 만나 병과 환자에 대한 시선이 달라진 ―이여민 선생님의 『동네 병원 인문학』이 출간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을사년의 북드라망 첫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서울 대방동에서 30여 년째 내과의원을 열고 계신 이여민 선생님의 인문학과 만난 진료실 이야기 『동네 병원 인문학: 30년 내과 전문의가 말하는 병, 치료 그리고 삶』입니다.   이여민 선생님은 2년 반 전에 『금강경』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풀어 쓴 『대중지성, 금강경과 만나다』를 쓰셨지요. 이 책을 만들 때 이여민 선생님을 만나면서, 인문학 공부를 통해 병에 대해 바라보시는 관점이 달라지고, 환자와의 만남도 바뀌었다는 말씀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통해 듣게 되면서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독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 2025. 2. 28.
『한뼘 양생』 리뷰 - 양생의 비법 양생의 비법보경(남산강학원) 기억난다. 올해 봄, 몸을 축 늘어뜨린 채 방문 앞에 기대어 서 있던 내 모습이. 몸에 힘이 없어서 집에 일찍 들어온 날이었다. 그때 내가 느꼈던 두려움과 서러움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봄이었다. 만물에 새싹이 피어오르는 계절이라, 봄바람에 덩달아 나도 신이 났다. 책도 많이 읽고 싶고, 세미나도 이것저것 신청하고, 여행도 자주 다니고 싶었다. 더군다나 몇 년 전부터 안 좋았던 몸이, 해가 지날수록 나아지고 있었다. “나 다시 예전처럼 건강하잖아!” 마음이 앞서, 며칠 동안 무리했더니 바로 몸에 신호가 왔다. 몸에 힘이 없어, 책상에 앉아 있기 힘들었다. 집으로 일찍 귀가했다.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뚱이를 보니, 서러움이 밀려왔다.3-4년 전부터, 몸이 안 좋아 일상을 유지.. 2024.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