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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7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행복한 신들에 대하여 행복한 신들에 대하여 어머니의 신앙, 나의 업 잠시 씁쓸하다가도 금방 사라지는 걸 보니, 역시 슬픔이 아니라 이게 맞나 틀리나 하는 도리적 의문이었던 것 같다. 얼마 전, 결혼식을 앞둔 형과 통화하다가 엄마 얘기가 나왔다. 엄마의 자리를 어떻게 할지, 연락을 해야 할지, 어떻게 보일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등의 문제를 감정 없이 이야기했다. 결코 가벼운 기분은 아니었지만, 심각해지지도 않았다. 드라이했다. 교회에 연락은 하되 안 오셔도 문제없다. 오시는 상황도 이상할 테고. 십삼 년을 왕래가 없었는데, 뭐. 이젠 내가 슬픔이라고 여겼던 감정이 다분히 관념적인 반응이었다는 걸 알겠다. 교회를 나오고 조금 지나서는 엄마를 생각하며 울기도 했다. 감정이 동한 것은 맞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주변 사람들.. 2022. 6. 8.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클리나멘과 자유 클리나멘과 자유 나의 감옥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잘 가고 있다. 비록 자세히 들여다보면 울그락푸르락 마음이 쉬질 않긴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면 난 힘들기는 하더라도 그럭저럭 재밌게 공부하며 살아가고 있다. 힘듦과 재밌음은 대립되지 않는 것 같다. 축구할 때 숨 가쁨과 상쾌함이 따로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어떻게 보면 나는 많은 제약 속에 있다. 빠지지 말아야 할 수업과 세미나가 있고 당장 오늘 밤에 읽어야 할 책과 써야 할 글이 있다. 나는 약속과 책임 속에서 공부한다. 그것은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과의 약속이고, 그보다 앞서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그렇기에 결코 구속이나 억압이 아니다. 나는 이런 바쁜 생활을 하고 싶고 그렇게 훈련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걷기를 원하.. 2022. 5. 13.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원자들의 클리나멘 원자들의 클리나멘 1.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참 의아하다. 나 같은 촌놈이 어쩌다가 이렇게 서울 한복판에 살고 있으며, 이런 속물이 어쩌다가 철학 공부를 한다고 이렇게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걸까? 게다가 지금 여기 앉아서 루크레티우스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것은 대체 무슨 영문인지. 새벽녘, 나도 모르게 센치해지면 가끔 지금의 생활이 무척 낯설게 느껴진다. 어느 누구의 삶인들 안 그러겠는가마는 거기에는 자꾸 의문이 남고 곱씹게 되는 지점들이 있다. 비슷하게 흘러가는 날들이 갑자기 다른 길로 돌아서게 되는, 우연적이고 돌발적인 순간들 말이다. 멋지게 말하면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로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태어나 자랐던 시골의 교회공동체를 나오게 된 때와 어렵사리 들어간 대학을 그만두던.. 2022. 4. 4.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두 원자 이야기 두 원자 이야기 원자력은 나의 힘? 테슬라, 테슬라, 테슬라. 곳곳에서 테슬라가 난리다. 비트코인이 어떻고, 주가가 어떻고, 화성 개발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는 잘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테슬라라는 전기차 회사가 돈을 많이 벌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5년 만에 100배가 늘었다고 하니, ‘전기차 빅뱅’이라는 말이 과장은 아니다. 이십 년 뒤에는 자동차의 반이 전기차가 된다고 하는데 그 소식이 내게는 썩 반갑지가 않다. 소리도 없이 ‘슈우우’ 스치듯 지나가는 차라니, 뭔가 스산한 기분이 든다. 전기차의 성공에는 ‘친환경’이라는 딱지의 공이 크다. 전기차는 배기구가 없다. 즉 매연과 탄소를 내뿜지 않는다. 물론 도시에서만 그렇다. 전기차의 전기를 만드는 지.. 2022.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