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 이야기 ▽/청년 주역을 만나다15 [청년주역을만나다] ‘덜어냄’ 위에서 살고있는 우리 ‘덜어냄’ 위에서 살고있는 우리 요새는 돈 쓸 일이 별로 없다. 아침에 복지관에 출근하고 점심은 웬만하면 복지관에서 먹는다. 그 후 퇴근하고 연구실에 와서 또 저녁을 먹고 공부를 한다. 돈 나갈 구석이 거의 없다. 그러던 어느날 전역한 공익형들이 놀러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한 명이 지나가는 말로 ‘지형이가 밥 한 번도 안 사지 않았어? 돈도 많은데 한번 쏴야지!’ 라고 했다. 갑자기 가만히 있는 내 지갑을 왜 건드리지? 뭔가 나의 돈을 뺏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잠깐 지나가는 말이었지만 순간적으로 짜증과 화가 올라왔다. 나는 예전부터 이런 성향이 있었다. 나를 위해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 게다가 쓰는 재미도 있다! 하지만 남을 위해 쓰는 돈은 뭔가 내가 손해 보는 것 같고 ‘아깝다’라.. 2022. 2. 3. [청년주역을만나다] 편히 여기지 않아야 편안해질 수 있다 편히 여기지 않아야 편안해질 수 있다 처음 코로나가 터졌을 때는 마냥 그 상황이 신기했다. 책이나 영화에서나 보던 전염병이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창궐하다니! 꼭 내가 영화 속 한 등장인물이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에 확진자가 한두 명씩 나올 때는 솔직히 불안하지도 실감이 나지도 않았다. 그냥 이러다가 말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1차 대유행을 시작으로 확진자 수가 폭증 하더니 2차, 3차를 거치고 2년째 종식되고 있지 않다. 처음에 확진자 수가 폭증했을 때는 조금 불안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흐르면서 불안감은 없어지고 코로나가 있는지 없는지, 나와는 상관없는 먼 나라 일인 것처럼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택견주역 영상(주역의 내용을 택견으로 표현하는 영상이다.).. 2022. 1. 4. [청년주역을만나다] 돌아오려는 마음 ‘빈복(頻復)’ 돌아오려는 마음 ‘빈복(頻復)’ 요즘 들어 통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 유튜브나 sns를 시도 때도 없이 보고, 사지도 않을 물건들을 아이쇼핑을 한다. 지금 당장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핸드폰과 글쓰기 사이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딴짓들은 mvq글을 쓸 때 많이 그런다. 주역을 해석할 때 막히고, 나의 일상을 묘사하려고 할 때 막히고, 제목을 정할 때 막히고……. 머리는 꽉 막힌 채 돌아가지 않고 과열된 엔진처럼 증기가 난다. 차라리 근육통으로 끙끙거리는 게 나은 것 같다.^^ 이럴 때 의욕이 사라지고 핸드폰에 손이 간다. 지금은 글 몇 줄 쓰고 딴짓하고, 책 한 챕터 읽고 딴짓을 하고 있다. ‘아 이제 진짜 공부하자’라고 얼마나 많이 생각(만)했는지! 물론 처음부터 딴짓을 한 건 아니다.. 2021. 12. 23. [청년주역을만나다] 허물 사용 설명서 허물 사용 설명서 아마 주역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단어는 无咎(무구)일 것이다. 无咎(무구)란 ‘허물이 없다’ 는 뜻이다. 처음에 주역을 접했을 때 ‘허물이 없다고? 파충류들이 벗는 그 허물? 당연히 없는 거 아닌가….?’ 싶었다. 허물에 ‘자신의 실수로 생긴 부끄러운 일’이라는 뜻이 있다는 것을 몰랐었다.^^ 아무튼! 无咎(무구)는 모든 괘에서 거의 한 번은 무조건 나온다. 바꿔 말하면 우리는 허물을 달고 산다는 말이다. 떼고 싶어도 뗄 수 없는 것! 그게 바로 허물이다. 처음에는 하도 많이 나오니 자연스럽게 이 말에 관심이 갔다. 하지만 외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나중에는 无咎(무구)는 ‘그냥 허물이 없는 건가 보다’ 하고 그러려니 넘어갔다. 그런데 최근에 허물을 생각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지.. 2021. 12. 7.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