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드라망(사람들)이 뽑은 내가 빠져든 올해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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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강의 중용』 (우응순 강의, 북드라망, 2016)
동양고전은 원문이 같이 실려 있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한자 설명 따로, 내용 설명 따로 되어 있어서 그 맛을 함께 느끼며 읽고 싶은 개인적 욕심에는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친절한 한문선생님 우응순 샘과 함께하는 고전 강의는 그런 아쉬움을 100% 메워 준다. 원문이 지닌 미묘한 의미와 더불어 고전의 내용을 익히니, 그 맛이 배가 된다고 할까. 읽는 순간, 우응순 샘의 마법 같은 목소리가 들리며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책!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원 옮김, 바다출판사, 2016)
"편애하는 마음과 인문학적 시선으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부제와 그에 걸맞은 내용이 마음에 쏙 들었던 책.왜 평론이나 비평은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어차피 누구도 그럴 수 없을 텐데). 하루키의 작품은 물론이고 인터뷰와 연설문까지 빼놓지 않고 읽어 왔다는 현대 일본의 대표적 사상가 우치다 타츠루는, 그런 '덕후'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시선으로 독자들을 하루키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다.
『18세기 조선의 백수 지성 탐사: 김창협·이익·이용휴·홍대용의 삶과 글쓰기』 (길진숙, 북드라망, 2016)
할 수만 있다면 이 책은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아니 실은 누가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네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만드는 것이 힘들다면 ‘김창협 편’만이라도. 정쟁으로 인해 사사된 아버지 김수항, 그러나 출세하여 가문의 영화를 회복하라는 대신 “현요직을 피하여 몸을 편안히 하고 집안을 보존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켜 정계의 끊임없는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독서와 글쓰기에 매진하며 치열하고 즐겁게 살았던 백수 김창협의 이야기를 말이다. 이런 삶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 주는 드라마가 있었더라면 ‘그 길모씨’(가 책은 아니 읽는다니까. 아, 당연히 ‘길’진숙 선생님은 아니옵고, 이름이 모히또 재료인 그 양반)의 삶도 더불어 지난 4년간의 뉴스 기사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러나 너무도 당연히, 이런 얘기가, 드라마로 나올 리, 없다. 그러니까 여러분, 그냥 책으로 읽으세요. 원하시면 저희는 얼마든지 찍어 냅니다!^^
『사는 게 뭐라고: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마음산책, 2015)
신간이 나왔을 때 바로 낚아채기보단 신간에 쏟아지던 관심이 한풀 가라앉았을 때, ‘여기 아직 당신의 독자가 있습니다, 짜잔!’ 하며 읽고 싶은 책들이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책이었으나 아쉽게도(?) 이 책은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결국 나는 ‘이제라도’ 하며 대기 줄의 맨 끝에 서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이게 무슨 된장, 고추장이라고 이렇게 묵혔나. 더 빨리 읽었으면 더 빨리 킬킬댈 수 있었을 것을. 뭔가 짜증이 나고 괴롭고 다 귀찮을 때, 스스로를 세상에서 제일 박복한 팔자라고 ‘시위’하면서 눈물콧물 짜는 건 싫다. 그럴 땐 혼자 조용히 ‘인생은 번거롭고 힘들지만 밥을 먹고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든가, ‘돈과 목숨을 아끼지 말라’든가,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라든가 ‘나는 나와 가장 먼저 절교하고 싶다’는 말을 읽으며 그냥 한번 쿡쿡대고 잊어버리는 게 좋다. 킬킬대고 싶었나, 아니면 잊고 싶은 게 많았나, 올해 이 책을 여러 번 읽었다(그래서 올해의 책?;;;).
『청년 백수 자립에 관한 한 보고서』 (류시성·송혜경 외 13인의 청년백수 지음, 북드라망, 2016)
‘청년 실업’의 문제는 이미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담론적인 차원에서만 보자면 이미 신선함 같은 것은 남아있지도 않게 된 게 사실이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 사실 이미 그런 ‘불안정’한 청년 시절도 지나버린 나이인지라,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하였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그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청년 실업’을 ‘청년 백수’라는 관점으로 돌려놓음으로서 담론이 잃어버린 신선함을 되살리고, ‘청년’과 ‘백수’를 ‘연령’과 ‘직업유무’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여 보편성을 확보한다.
『쇼와 육군』 (호사카 마사야스 지음, 정선태 옮김, 글항아리, 2016)
현대 한국은, 스스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식민지 한국, 식민지 모국이었던 ‘일본’의 자장 안에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미 끝나버린 시절인지라, 그 흔적을 찾기 위해서는 심층의 코드들을 탐사해야 하는데, 이 책은 그 심층을 파내려가는 책이다. 그러니까 식민지 시대 ‘일본육군’의 세계관, 제도, 관행들을 파헤치는 탐사인 셈이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그래서 아직도 이렇구나’ 싶은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고미숙 지음, 북드라망, 2016)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끝없이 외로움과 허전함을 느낀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이 책은 그런 의문에 답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나에겐 읽으면 읽을수록 미처 깨닫지 못한 나 자신을 좀 더 객관적이고 색다른 시선으로 마주보게 해주었다.
『그럴 때 있으시죠? - 김제동과 나, 우리들의 이야기』 (김제동 지음, 나무의 마음, 2016)
요즘처럼 한 해를 떠나보내게 될 때 드는 생각은, 대부분 ‘지나온 시간에 대한 후회, 미련’이 아닐까 싶다. 그런 사람들에게 흔하디흔한 위로를 보내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는, 쉽게 볼 수 있는 에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에피소드별로 천천히 읽다보면 나를 돌아보게끔 하고, 또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힘을 주는 마법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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