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셋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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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철학』, 루트거 뤼트케하우스 지음, 공병혜·이선 옮김, 이학사
책소개
탄생 철학은 지금까지 철학이 인간을 죽어야 할 운명인 자들로 규정하고 이론을 전개해온 것과는 달리, 탄생한 자들을 중심으로 탄생의 실존적 근거들, 즉 탄생과 자기 자신과의 관계, 탄생과 원인 제공자와의 관계, 탄생과 잠재적으로 자신의 원인이 되는 타자들과의 관계의 문제를 다룬다. 이러한 기조 하에서 저자는 죽음의 철학을 넘어서 탄생 철학의 존재론적이며 실존적인 의미를 고찰한다. 인간 실존을 당연한 있음이 아니라 존재가 되는 과정인 탄생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탄생 안에서의 존재론적 문제들인 무와 존재의 문제, 그리고 강제와 자유, 던짐과 내던져짐, 시작성과 물려받음, 부모의 의무와 자식의 권리 사이의 긴장 관계를 고찰한다. 이 책은 잠언적인 문체와 깊은 통찰력으로 철학적 패러다임의 변화, 즉 죽어야 할 운명에서 출생으로의 패러다임의 변화, 죽음의 철학에서 탄생 철학으로의 변화를 주장한다.
소크라테스, 아우구스티누스 등 몇몇 탄생 철학의 선구자들과 칸트와 쇼펜하우어를 거쳐 하이데거의 사유와 한나 아렌트의 출생성 철학을 논하는 한편, 전체적으로 실존철학과 존재론적 물음을 강조하면서 탄생 철학의 윤곽들과 문제들을 그려나간다. 탄생한 자의 입장에서 탄생성이란 자신이 원하지 않은 시작된 시작이라는 것의 의미, 탄생의 강제, 탄생의 원인이 되는 자의 책임의 원리, 탄생에 대한 오랜 은유인 삶의 선물과 세계의 빛, 이 세상에 던져진 삶에 대한 거부, 탄생을 거부하는 금욕, 탄생을 마치 선물과 같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문제 등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다. '철학'은 대체로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거나, 훌륭한 '끝'에 몰두하곤 한다. 그건 비단 생물학적인 탄생과 죽음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좋은 상태로 태어날 수 있을 것인가' 그게 사실은 감춰져 있던 철학의 물음이다. 다만, 이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는 약간 의문이다.
『핸드 투 마우스』, 린다 티라도 지음, 김민수 옮김, 클
책소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최근까지도 두 개의 파트타임을 뛰며 생계를 이어온 미국 저임금 노동자 린다 티라도가 가난한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그는 가난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지, 부자들이 바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거친 말로 분노를 쏟아내는 동시에 익살스러운 유머로 풍자한다.
이 책은 빈곤에 관한 칼럼이나 연구 논문, 체험 수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리얼한 일상과 도발적인 진실이 담겨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지, 어째서 엉망으로 늘어놓고 지저분하게 살며, 건강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지, 도대체 왜 문란하게 살고, 저축을 하거나 계획적으로 돈을 쓰지 못하는지 등을 낱낱이 그리며 신선하게 풀어간다.
여기에 왜 가난한 미국인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지, 자신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공약을 내놓는 후보에게 투표하는지도 이야기하고 있어 어떻게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는지도 유추해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좀처럼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 가난한 삶과 가난한 사람들의 결정 방식에 대한 설명이라고 말한다. 몸에 생긴 상처만큼 돈을 버는 삶, 하루 종일 일하지만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가난한 여성 노동자, 그의 날선 목소리가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파트 타임'은 현대인의 존재 조건이 된지 오래다. '풀 타임'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리 저리 쫓겨 결국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여러개의 '파트 타임'. 사실 내가 이 책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는 이 책이 다시 '풀-타임'을 살려내려는 책이라기 보다는 '파트 타임'의 자존심을 드러내는 책인 듯 보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비참'에 매몰되지 않고 사는 기술이 여기에 있을지 모르겠다.
『극단적 중도파』, 타리크 알리 지음, 장석준 옮김, 오월의책
책소개
세계 정치는 왜 끝없이 타락하는가? 정치는 왜 자본의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극단적 중도파’’는 누구이며 어떻게 탄생했는가? 현대 정치에 내재한 뿌리깊은 질병을 추적하는 작업이자 그에 맞서 대안을 모색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정권 내지는 정당의 교체로 해소되지 않는 좀 더 심층적인 고질병이 자리 잡고 있음을 간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 대 반민주 혹은 개혁 대 수구와같은 전통적인 이분법을 고수하는 방식으로는 국내 및 세계 정치가 나아가고 있는 전체적인 방향을 파악할길이 없다. 타리크 알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자신이 ‘극단적 중도파’라고 명명하는 세력을 통해 구체화한다. ‘극단적 중도파’는 “사회 정치체제의 중심축(신자유주의)이 다른 어딘가로 조금이라도 움직이지 못하게 가로막는 정치 세력”을 가리킨다. 이 명칭은 특정 세력을 시사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그리고 그것이 사실이지만),동시에 현 시대를 짓누르고 있는 거대한 압력이 무엇인지를 직시하게 하는 유의미한 틀이기도 하다.
저자 타리크 알리는 대표적인 68세대다. 국내에 출간된 책도 여러권. 어쩌면 '현대'를 열었을지 모르는 68세대가 보기에 21세기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책 제목과 소개를 보자마자, '이념의 대립'을 넘어서자고 했던 한국의 지난 정부가 떠올랐는데, 아마 그 이미지가 크게 다르지는 않을 듯 싶다.
책소개
카프카 전집 6권. 프란츠 카프카는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난 유대계 독일 작가다. 다언어 사회였던 프라하에서 살았는데, 그의 모국어는 독일어였다. 기괴하고 수수께끼 같은 작품 세계로 주목을 받으며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그의 작품은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뤘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소설가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다. 카프카는 생전에 일기를 남겼다. 현재 확인되는 일기 분량은 1909~1923년 동안의 것으로 카프카 문학의 뿌리를 살피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책이다.
솔출판사 <카프카의 일기>는 한국에서 최초로 출간한 카프카 일기의 완역본이다. 그동안 카프카 문학의 뿌리를 궁금하게 여기던 한국 독자들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카프카의 일기 속에는 일부 소설들의 습작 문장이 실려 있다. 일기는 카프카 문학의 뿌리이자 습작이었다는 의의가 있다.
(어느 작가가 그렇지 않겠냐 마는) '글쓰기'라는 키워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카프카. 카프카 전집 출간이 재개 되었다. 긴 시간 간격 덕분에 그의 '일기'마저 훔쳐볼 수 있는 지금 시대는 얼마나 축복 받은 세계인지! 이렇게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다행인지!
『요가 사전』, 게오르그 포이에르슈타인 지음, 김재민 옮김, 여래
책소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요가의 인기와, 연관된 수행법들로 인해서 이 필수적인 작은 참고서가 만들어졌다. 2천5백 개가 넘는 표제어와 풍부한 삽화들로 된 이 사전은 포괄성과 접근성을 결합시켰다.
책은 일반 독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보다는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배열되고 쓰였고, 동시에 전문적인 연구자와 종교사가 들에게 가치 있는 참조 사항들을 제공한다. 이 개정판은 현대 요가의 스승들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요가 자세들에 대한 보다 충분한 설명과 삽화 들, 그리고 부가적인 상호 참조들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당장 읽을 책이 아니더라도,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열어볼 수밖에 없는 책들이 있다. 어쩐지, 이 책이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요가 디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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