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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593

각자의 자리에서 온 마음을 다하라 - 풍화가인 방을 쓸지 않는 자, 어찌 천하를 쓸 수 있겠는가? 지난번에 했던 괘를 살짝 복습하자. ‘화지진’은 동쪽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기세와 같고, ‘지화명이’는 서쪽으로 태양이 저무는 것과 같다. 지난주에 했던 지화명이는 상괘가 곤(땅), 하괘가 리(불)이므로 땅속에 불이 있는 형상이었다. 「서괘전」은 64괘의 설명을 순서대로 붙여놓은 것인데, 여기에서는 지화명이의 핵심을 이렇게 보았다. 언제까지고 성장하고 나아갈 수만은 없으며, 반드시 傷(상)이 오는데 이것을 일러 명이(明夷)라고 했다. 지난번에는 난세를 헤쳐나가는 방법을 배웠다면, 오늘은 그다음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괘전」에서는 가인괘를 “夷者(이자)는 傷也(상야)니 傷於外者(상어외자) 必反其家(필반기가)라 고로 受之以家人(애지이가인)”이라 하였다. 밖에.. 2015. 3. 12.
[임신톡톡] 임신 9~10개월, 형체와 기운의 균형 형체를 단단하게, 기(氣)를 충분하게 아홉째 달, 석의 정기를 받아 뼈마디가 완전해진다 그 산꼭대기에는 신령한 돌이 하나 있었는데, (중략) 이 바위는 하늘과 땅이 열린 이래로 항상 하늘의 참된 기운과 땅의 빼어난 기운, 그리고 해와 달의 정화를 받아들였지요. 그런데 오랫동안 그런 것들에 감응하다 보니 마침내 신령하게 통하는 마음이 생겨나서, 안으로 신선의 태(胎)를 키우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돌이 쪼개지면서 돌 알 하나를 낳았는데, 크기가 둥근 공만 했어요. 그 돌 알은 바람에 노출되어 깎이다가 모양이 돌 원숭이처럼 변했지요. ─오승은, 『서유기』 1권,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연구회 옮김, 솔 출판사, 34-36쪽 『서유기』에 서술된 손오공의 탄생 과정이다. 저팔계‧사오정과 함께, 삼장법사를 모.. 2015. 3. 5.
성인에게 배우는 난세를 사는 법 - 지화명이 지화명이,성인에게 배우는 난세를 사는 법 『주역』 「계사전」에는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爲道)라는 말이 있다. 풀이하자면 한번 음하고 한번 양한 것이 도(道)라는 말이다. 짧고 쉬운 문장이지만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좀 더 알기 쉽게 의역해보자. ‘일음일양지위도’라는 말은 음양의 끊임없는 순환이 바로 천지자연의 법도라는 뜻이다. 이것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지난 시간에 살펴본 화지진과 오늘 살펴볼 지화명이(地火明夷)다. 화지진은 어떤 괘였나? 기억나지 않는다면 화지진의 괘상(卦象)이라도 떠올려보자. 땅(곤삼절, 팔곤지)에서 화(이중절, 삼리화)가 나와서 중천에 떠 있는 모습, 태양이 동쪽 하늘에서 솟아올라 창공에서 타오르는 형상이 화지진이었다. 예컨대 이것을 일양(一陽)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리라.. 2015. 2. 26.
[임신톡톡] 임신 7~8개월, 혼백이 노닐다 일곱 여덟째 달, 혼백(魂魄)이 노닐다 에베레스트 산도 자란다 중‧고등학교 때 지구과학이나 지리수업은 나에게 있어 썩 재미있는 공부는 아니었다. 딱딱한 이론과 통계치, 숫자들의 배열, 실생활과는 무관한 것 같은 그림들. 그래서 그런지 그때 배운 기후, 지형, 식생, 토양 등에 대한 내용은 거의 머리에 남아 있지 않다. 요즘 오운육기와 세계지리를 횡단하는 세미나를 하면서 지리에 대해 재발견하는 중이다. 우리는 오대양 육대주, 산, 사막 등이 모두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잘못된 생각이었다. 우주가 지구를 낳고, 지구는 또다시 대륙과 해양을 만들어내고, 거기서 또 다양한 형태의 지형을 탄생시키고 있었다. 고정되어 있을 것 같은 땅덩이도 인간이 아이를 창조하는 것처럼 계속 새로운 것을 창.. 2015.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