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0622

[생생동의보감] 내 몸의 곳간을 비우는 법 내 몸의 곳간을 비우는 법 『동의보감』을 읽다보면 병과 치료가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토(吐), 한(汗), 하(下), 토하거나 땀을 흘리거나 설사하는 것은 병증이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 이것이 치료법이 될 수 있다. 병이 상부에 있을 때는 토하게 하고 중간에 있을 때는 땀 흘리게 하며 아래에 있을 때는 설사시킨다. 계절에 따라 이 처방을 달리하는 것도 재미있다. 봄에는 토(吐), 여름에는 한(汗), 겨울에는 하(下)가 어울린다. 병은 대개가 담음(痰飮)으로 생긴다. 담음이란 진액, 즉 몸의 수분이 졸여져서 뭉친 것인데 이것이 진액의 흐름을 막고 기혈의 순환을 막아 온갖 병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는 말도 있다. 간질이나 두려움 등 정신질환도 담음의 일종으로 본다. .. 2020. 6. 24.
[쿠바리포트] 코로나를 ‘뻬스끼사’ 하라(2) -커뮤니티, 바이러스를 걸러내는 마법의 필터 코로나를 ‘뻬스끼사’ 하라(2) - 커뮤니티, 바이러스를 걸러내는 마법의 필터 지금 나는 내 구역 주민들의 이름을 거의 다 외웠다. 이름뿐인가. 몇 명이 한 집에 사는지, 연령대는 어떠한지, 친하게 지내는 이웃은 누구인지, 가족 분위기는 어떠한지도 대충 알게 되었다. 두 달이면 충분한 시간이었다. 매일 동일한 내용을 필사하는데다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얼굴을 보기 때문이다. 이제 주민들도 나와의 거리가 좀 가까워졌다고 느끼는지, 어떤 할머니들은 커피를 건네거나 나를 붙잡고 아침 수다를 떠신다. 습하고 끈적거리는 날씨를 피해 얼른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나로서는 좀 곤란하다. 그래도 호기심 때문에 떠나지 못할 때가 더 많다. 6호 아파트 할머니의 아들은 에콰도르에 살면서 약을 보내주는데 지금 국경이 막혀서 곤.. 2020. 6. 23.
[쿠바리포트] 코로나를 ‘뻬스끼사’ 하라 (1) – 쿠바산 타가진단 앱 코로나를 ‘뻬스끼사’ 하라 (1) – 쿠바산 타가진단 앱 잠든 자들의 도시 조용하다. 뜨겁다. 아무 일도 없다. 요즘 내가 보는 쿠바의 모습이다. 전국 격리 조치가 실행된 지 벌써 두 달이 꽉 차게 흘렀다. 3월 말에 닫혔던 국경은 6월에도 닫힐 예정이고, 매연을 뿜는 올드카로 소란스러웠던 거리는 완벽하게 비워졌다. 살 태우는 햇볕 아래서 시간만 증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쿠바의 코로나 확진자는 2,000명을 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정말 선방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죽음의 전운이 감도는 고요는 아니고, 기약 없이 영영 잠들어버린 도시의 고요다. 이 집단 수면 상태에서 시간의 흐름을 유일하게 알려주는 것은 조금씩 늘어나는 확진자 통계와 날씨뿐이다. 올해 특히 변덕스러웠던 날씨는 몇 번 추위를 타더니 결국 완.. 2020. 6. 22.
레드 제플린 『The song remains the same』 -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레드 제플린 『The song remains the same』 -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답한다. 지미 페이지라고. '지난 번엔 지미 헨드릭스라고 그러지 않았나?'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가장 존경하는 기타리스트라고 답하겠다. '듀안 올맨도 그렇게 끝내준다며?'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최고죠'라고 답할 수밖에.(이 코너에서 언급한 적은 없지만 가장 자주 듣는 기타리스트는 에릭 클랩튼이다.) 뭐 어쨌든 내가 가장 '(아이~)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는 지미 페이지다.(물론 목록을 더 만들수도 있다.) 중학생 때였다. 여드름도 꽤 많이 났었고, 1년에 막 12센치미터씩 자랐던 시절이다. 당연히 온몸에 에너지가 끓어넘쳤다. 매일매일 농.. 2020.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