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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9

『화엄경』- 본래가…… 진실 그 자체도 없다 『화엄경』- 본래가…… 진실 그 자체도 없다 '진실'은 허망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진실'을 덮어두자는 말이 아니다. 그런 건 처음부터 없다는 말이다. 아니면, 무수하게 많든 '진실들'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내 말이 진실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수사적인 의미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불편 중 대부분은 '집착' 때문에 생긴다. 거기에 '진실'이 관계되어 있다면, 패턴은 단 한가지밖에 없다. '내 말이 진실인데, 왜 그걸 알아주지 않는가'. 생각해보면 '내 말'은 '진실'의 옷을 입고 나타난 억견에 다름 아니다. 다만 나는 그걸 '진실'이라고 믿을 뿐이다. '내가 나를 속인다'고 하는 말은 바로 이런 상태를 일컫는 말이리라. 내가 자유롭지 못하다면, 그것은 내가 .. 2019. 9. 10.
[나는왜?] 명랑한 중년을 위해 명랑한 중년을 위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 서문에서 이 문장을 만났을 때 반갑고도 놀라웠다. 요즘 나의 상황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말이기 때문이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 고민은 남편의 은퇴, 딸의 독립, 시어머님의 요양병원 입원 등의 일들이 벌어지면서 시작되었다. 물론 그전에도 살면서 문득 문득 이런 고민을 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처럼 무겁게 다가온 적은 없다. 니체는 우리가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 이유가 “무언가를 ‘집으로 가져가는’ 단 한 가지 일에만 진심으로 마음을” 쏟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흔히 자신의 직업을 말한다. 우리 사회에서 선호하는 직업은 무언가를 빨리,.. 2019. 9. 9.
[아기가왔다] 잘가! 안녕! 돌아와! 나중에 또 보자! 잘가! 안녕! 돌아와! 나중에 또 보자! 요즘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은 고가철로 위를 지나는 전철을 구경하는 일이다. 저 지하에서부터 철컹철컹(?)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마치 의외라는 듯 '어? 어!' 한다. 그러다가 전철이 모습을 드러내면 양팔을 흔들며 격한 환영의 인사, 환송의 인사를 보낸다. 며칠 전에는 그러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는 아빠를 힐끗 보더니, 아빠는 왜 손을 흔들지 않냐며, 아빠도 얼른 전철을 향해 손을 흔들라고 요구헀다. 아빠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함께 손을 흔들었다. 전철에서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창피했다. 그러나 창피함은 멀고 땡깡은 가까운 법이다. 2019. 9. 6.
[동의보감과 요가] 기억의 두 얼굴 (2) 기억의 두 얼굴 (2) ​​‘기억(memory)’은 끊임없는 ‘생각’을 만드는 재료이다 앞에서 한 이야기들을 잠시 정리해보자.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경험한 모든 것은 기억으로 저장되어 자신의 삶을 구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자주 만나는 경험들은 패턴화되어, 그 패턴 속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고 있다. 이런 패턴화된 것들을 우리는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가지게 되고, 그것은 자신의 ‘가치관’이 된다. 이렇게 패턴화된 ‘믿음과 습관’들로 우리들의 일상은 매번 반복적이고 비슷한 모습이 된다. 우리들 대부분이 비슷한 생활리듬을 살며 다른 사람들의 삶도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이다. 이것을 뇌과학자 이케가와 유지는 ‘속박’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사람들이 살아왔고 겪어온 경험들이 기억으.. 2019.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