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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9

소세키, 『풀베개』 연민으로 바라보는 광기의 시대 『풀베개』 연민으로 바라보는 광기의 시대국가가 원하는 인물이 될 수 있을까? 자연을 노래하면 예술이 되나 한 청년이 깊은 산 속 마을로 들어간다. 사방 천지에 꽃잎 떨어지는 소리만 들려온다. 세상사를 떠나 그림 그리기에 딱 알맞은 곳이다. 주인공은 화공이다. 서양화를 그린다. 산 속 온천장에 손님이라곤 화공 한 사람뿐이다. 인적 없는 자연을 바라보니 화공의 입에서 저절로 시가 흘러나온다. “마음은 왜 이리 그윽한지/ 한없이 넓어 옳고 그름을 잊었네./서른이 되어 나는 늙으려 하고,/ 봄날의 한가한 빛은 여전히 부드럽네./소요하며 만물의 유전(流傳)에 따라, 느긋하게 향기로운 꽃향기를 마주하네.” (나쓰메 소세키, 『풀베개』, 송태욱 역, 현암사, 2015년, 168쪽) 자연은 세속의 시시비비를 잊게 한다.. 2019. 9. 18.
청년, 반생명적 관계 속에서 살다. - 3) 청년, 반생명적 관계 속에서 살다. - 3) 나는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게 너무 어렵다. 낯선 사람 앞에만 서면 내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도통 모르기 때문이다. 이름과 나이, 직업과 취미 등 의례적인 질문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다. 그런 상투적인 대화가 끝나고 정적이 흐를 때면 자리를 박차고 도망가버리고만 싶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나는 최대한 편안한 사람들과만 지내려고 노력했다. 모르는 사람과 만나야 하는 일들은 요리조리 피해 가면서 말이다. 그리고 관계에서 오는 갈등 상황에 너무 취약했다. 친구가 나를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미워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땐 쉽게 상처받았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깜깜하기만 했다. 그래서 나는 나를 힘들게 하는 친구와는 소리소문없이 관계를 끊었고,.. 2019. 9. 17.
우치다 타츠루,『하류지향』-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우치다 타츠루,『하류지향』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진짜 나'가 어딘가에 있다는 식의 판타지는 너무 일반화 되어버려서 이제는 거의 '상식'이 되어버렸다. 그런 상식에 입각해서 보자면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진짜 나'를 찾은 사람과 '가짜 나'로 살고 있는 사람이다. 말이 안 된다. 나는 그런 구분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짜 나'는 물론이거니와 '가짜 나'도 모두 '나'다. 진짜다. 사실 '진짜 나' 판타지가 힘을 얻은 이유는 그것이 사람들의 욕망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비참한 나', '전전긍긍하는 나', '굴욕적인 나', '정의롭지 못한 나', '욕심사나운 나', '못생긴 나', '당당하게 한 마디 하지 못하는 나', 그러니까 쉽게 말해 '내 마음에 안 .. 2019. 9. 16.
무탈한 추석되셔요! 무탈한 추석되셔요! 추석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이 왔습니다. 명절 좋아하시나요? 음... 저는 스무살 이후로 명절이 좋았던 적이 없습니다. ㅠㅠ 제가 이렇다보니 남들도 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명절이 막 좋고, 즐겁고, 기다려지는 그런 날이어야 한다는 관념도 참 어린아이 같은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명절은 원래 잘 견디고 무사히 넘어가는 게 장땡이라고 마음을 바꿔먹으니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는군요. 북드라망 독자 여러분 모두들 무탈하게, 스트레스 덜 받는 추석연휴 보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빠이팅! 으얍!! 2019.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