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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1912년, 큰 일이 일어난 해 1912년, 큰 일이 일어난 해 사기꾼의 탈을 벗기다 『관찰』(1913)은 수줍은 문학청년을 책상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공격적 작가로 변신시켜준 단편집입니다. 실제로는 1912년 말에 출판되었습니다. 카프카는 일기와 문학 노트에 써 두었던 여러 작품을 고르고 다듬은 다음, ‘관찰’이라는 이름으로 엮었는데요,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모든 단단한 지반들이 ‘단지 그렇게 보일 뿐’임을, 단 한번의 산책으로도 그 점을 알 수 있음을 그려냈습니다. 카프카는 『관찰』에 실릴 작품들의 순서에도 고심을 했습니다. 반드시 첫 작품은 「국도의 아이들」이 되어야 한다며, 출간 직전에 급히 라이프치히의 편집자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지요. 저녁 무렵 부모님의 집 정원에서 슬며시 빠져나와 잠을 자지 않는 남쪽 나라로 .. 2018. 2. 22.
『스페이스 오디세이』 - 신체라는 결핍과 의지의 장 『스페이스 오디세이』 - 신체라는 결핍과 의지의 장 1. 꿀같은 잠이었다. 차가운 공기 속에 눈을 떠, 아직 푸르스름한 새벽 빛을 바라보며 만족스레 중얼거렸다. 역시 나는 겨울체질이다. 하룻밤에도 대여섯 번 씩 잠을 깨는 고질적인 증상이 겨울이면 거짓말같이 사라진다. 밤뿐이랴. 이른 아침 든든히 챙겨입고 나가, 영하 15도의 한파 속에 깊이 숨을 들이마셔 얼음 같은 공기를 폐에 가득 채울 때, 내 영혼은 고양감에 날아오를 것만 같아지는 것이다. 이 춥고 쾌적한 감각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온통 겨울뿐인 나라에 가면, 어쩌면 나는 더 행복할지도 모르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한다. 2.찬 공기를 뚫고 걸어 동네 스타벅스를 찾았다. 집중해서 작업할 일이 있는 날이면 언제나 그렇듯이.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 2018. 2. 21.
우리 나르시스트, 그 후 우리 나르시스트, 그 후 우리, 21세기의 다이스케들 “욕실에서 정성껏 이를 닦았다. 그는 평소부터 자신의 고른 치아에 만족하고 있었다. 윗옷을 벗고 가슴과 등을 깨끗이 문질렀다. 피부는 섬세한 윤기가 감돌았다. 향유를 바른 자리를 정성껏 닦아낸 것처럼 어깨를 움직이거나 팔을 올릴 때마다 지방이 살짝 붙은 부분이 도드라져 보였다. 다이스케는 자신의 이런 모습 또한 만족스러웠다. 이어 검은 머리에 가르마를 탔다. 기름을 바르지 않아도 머리카락은 신기할 만큼 말을 잘 들었다. 수염 역시 머리카락처럼 섬세하고 가지런한 모습으로 입 위를 품위 있게 덮고 있다. 다이스케는 자신의 통통한 뺨을 두 손으로 어루만지며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았다. 그건 마치 여자가 분을 바를 때의 손놀림과도 같은 동작이었다. 실제로 그는.. 2018. 2. 20.
『아파서 살았다』 출간 기념 북콘서트가 열립니다! 『아파서 살았다』 출간 기념 북콘서트가 열립니다! 짧은 설 명절 연휴 잘들 보내시고 일상으로 돌아오셨나요? 어쩐지 짧아서 더 분주하게 느껴지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더 아쉽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하여 이런 아쉬움을 날려 버릴 소식 한 가지를 들고 왔습니다. ^^ 바로 설 명절 전에 출간되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오창희 선생님의 류머티즘 동행기 『아파서 살았다』 북콘서트 소식입니다. 아마도 책을 구입하신 분들은 한번 읽으면 손에서 놓기가 힘드셨을 테니 다 읽지 않으셨을까 싶고요, 아직 구입만 하고 읽지 못하신 분들은 우선 북콘서트 전에 어서 읽으셔요. 설 때문에 바빠서 미처 책을 못 구입하셨던 분들은 오늘 바로 구입해서 읽으시고요. 이렇게 꼭 책을 읽은 다음에 오시면 좋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아파서.. 2018.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