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는 이제 그만
방구석 요가를 시작한지도 3년 쯤 되었다. 첫째를 출산하고 운동을 하고는 싶은데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시작한 선택이었다. 아이가 자는 틈을 타 방 한 켠에 매트를 깔고 유튜브를 보면서 20-30분씩 몸을 풀어냈다. 의외로 요가는 내게 잘 맞았다. 시간이 지나 둘째를 임신하고는 “임신부 요가”를 찾아보고, 또 아기를 순산하는 동작도 찾아보았다. 육아를 하면서 요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사는 셈이다! 그러다 얼마 전, 충동적으로 집 앞 복지관에 요가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다. 둘째가 어느 정도 크기도 했고, 이번에도 할 일이 꽤나 많은 일상을 버텨내려고 겨우 한자리 남은 화&목 10시 요가에 등록한 것이다.
방구석 요가와 복지관 요가는 아무래도 느낌이 달랐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니 아무래도 옷이 신경쓰였다. 집에서처럼 대충 잠옷을 입고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복지관 요가 등록과 함께 요가복 쇼핑이 시작되었다.(^^;) 한참을 쇼핑몰에서 헤매다 부담스럽지 않은 조거팬츠와 티셔츠를 구입했다. 사람들과 함께 요가를 하는 느낌은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개운하기도 했다. 그 현장에서 다 같이 하는 에너지가 있었고 중간에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가 없었다. 요가 선생님이 숫자를 세는 동안 버티고 버티다 보니 근력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았다.
방구석 요가경력 3년차의 실력은 나름 괜찮았다. 태양 경배 자세의 순서를 대충 알아서 자연스럽게 이어나갔고 왕비둘기 자세도 유연하게 해냈다. 그 공간에서 왕비둘기 자세가 된 사람은 몇 명 없어서 그런지 왠지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불쑥 올라올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운동을 한다는 것이, 게다가 “요가”를 등록한 이유가 체력을 기르고 스스로의 변화를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수행하는 공간에서까지 왜 이렇게 남을 의식하게 되는지 답답한 노릇이었다.
“수행승들이여, 세 가지 자만이 있다. 세 가지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나는 우월하다는 자만, 나는 동등하다는 자만, 나는 열등한다는 자만이다.” 『쌍윳따니까야』, 전재성 역주, 1656쪽
부처님의 말씀을 모은 초기 경전인 『쌍윳따니까야』에서는 “자만”에 대해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나는 우월하다, 나는 열등하다, 그리고 나는 동등하다! 우월하다, 열등하다는 이해가되는데 동등하다는 자만은 무엇일까? 부처님께서는 동등하다는 자만, 그러니까 ‘나’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 삼으라고 하시는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나’라는 존재도 잊는, ‘무아’의 경지를 터득하는 것이 붓다 곧 깨달은 자가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우리는 언제부터 자신과 남을 비교하면서 살아온 것일까. 아침에 산책하다가 만난 7살 아이에게 태권도를 잘 한다고 칭찬해주니, 옆에 있던 6살 동생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형은 나보다 오래 배웠으니까 그렇지. 치” 우리는 정말 어렸을 때부터 남의 시선으로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생각해보니 그렇다. 아기가 어렸을 때, 뒤집기는 언제 했는지 또 말은 언제 시작 했는지 나조차도 다른 아가들과 비교하지 않은 건 아니었으니까.
이제라도 요가를 하면서 조금이나마 내게 집중하는 연습을 해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에너지를 밖에서 안으로! 그러다보면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무아’의 경지, 내가 나를 잊는 경지(?)도 한번 쯤 경험해보지 않을까? 나마스테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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