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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둘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by 북드라망 2016. 11. 7.

11월 둘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칼 구스타프 융 지음 , 김성환 옮김, 연암서가



출판사 책소개

칼 G. 융이 프로이트에서 독립하면서 자신만의 사상을 싹틔우기 시작한 바로 그 시기에 쓴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안정적인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자신만의 방향을 모색하던 시기에 쓴 글인 만큼, 이 책에 실린 글들에는 과도기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대부분의 글이 프로이트의 이론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요약, 비판한 뒤 대안을 제시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글들을 단순한 연결고리 정도로 보아서는 안 된다. 이 글들에는 이미 융 심리학의 씨앗이 거의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상가들이나, 작가들…, 뭐 기타등등 문자문화의 '셀럽'들이 생전에 '공식적'으로 발표한 대표작이나, 거의 완성 직전에 있었던 유고들 외에, 자신은 발표할 생각없이, 혹은 조금 다듬어서 발표할 생각으로 두었던 짧은 글, 미완성 원고, 서신 등이 주는 재미란! 짧아서 읽기도 편하고, 무엇보다 '공식'에서는 다듬어졌을 생각이나 발상들의 원형을 본다는 의미도 있고, 가끔씩 본인이 감추고 싶었을 점들을 발견하는 것도 그야말로 즐거운 일이다. 물론, 이 모든 재미의 바탕에는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깔려 있어야 한다. 아, 그러고 보면 역설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인물인데 그가 쓴 그런 짧은 글들을 읽어서 재미있다면, 자신도 알지 못했던 애정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융 심리학의 씨앗주머니라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아도 혹은 사두어도 좋을 듯 하다.



『물고기, 뛰어오르다』, 기태완 지음, 푸른지식



출판사 책소개

2500년간 동아시아에서 살아온 물고기들의 유래와 역사를 밝히고 여기에 아름다운 옛 시와 그림을 더한 우리 물고기에 관한 인문학적 탐방기이다. 저자는 중국의 옛 고전부터 조선시대 실학자들의 저서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문헌을 광범위하게 추적하여 물고기 이름의 유래와 저마다 간직한 사연을 밝혀낸다. 여기에 물고기와 자연을 노래한 한시 200여 수를 직접 골라 번역했다.


수십 년간 국내 유수의 강과 바다를 직접 여행한 경험과 동아시아 문학에 대한 저자만의 탁월한 심미안이 빛을 발한다. 물고기에 관한 독보적인 인문 교양서로서 인문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옛사람들의 풍류와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마주하는 특별한 지적 여행을 선사하고 있다.


예전에 KBS였는지, MBC였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정말이지 '인생다큐'로 꼽을 만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다. <슈퍼 피쉬>라고…, 물고기를 잡아먹고, 저장하는 기술의 발달이 얼마나 인류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는 다큐멘터리였는데, 보는 내내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물고기와 인간의 사정이 그러하니,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겠는가. 식탁에 올라온 고등어에게도 나름의 서사가 있는 셈. 그런 점에서 보자면, 금주에 추려낸 책들 중에 가장 기대가 되는 책이다.


『거울 속의 거울』,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f



출판사 책소개

미하엘 엔데 소설. '거울 속의 거울'에 비친 우리네 모습처럼 초현실적인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한 단편들을 담고 있다. <모모>와 <끝없는 이야기>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작가 미하엘 엔데가 성인을 위해 쓴 판타지 소설로, 시.공간 배경이 모두 다른 30편의 단편들이 아무 관계없는 듯 서로 교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가상 세계에 대한 예술과 상상을 통해 현실 세계의 무언가를 재배치하고자 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던 미하엘 엔데의 작품답게, <거울 속의 거울>은 신비로운 느낌마저 들 법한 묘한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거울 속의 거울'에서 진짜 내 모습을 찾아내듯 우리 현실 세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를 준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앉은 자리에서 한번에 읽었던 첫번째 책이 『모모』였다. 16살 때였던 것 같은데, 아…,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훌륭한 이야기'에는 그 안에서 황당하고, 허무맹랑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항상 어떤 '현실'을 지시하는데, 『모모』는 그 현실과 허구 사이의 큰 낙차 사이를 기가막히게 횡단하는 이야기였다. 이 책은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의 다른 작품인데, 그 솜씨야 다르지 않겠지. 



『어느 수학자의 변명』, 고드프레이 헤럴드 하디 지음, 정회성 옮김, 세시



출판사 책소개

20세기 초 영국의 대표적인 수학자로 수학 개념의 현대적인 엄밀성을 도입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며 뛰어난 업적을 남긴 고드프레이 헤롤드 하디가 만년에 저술한 회고록 형식의 책이다. 1부터 29까지 번호가 붙여진 수필 형식을 갖춘 짧은 글들의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분량은 적지만 마치 깔끔한 수학적 정리를 연상시키듯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정선된 용어로 진술되어 있다.


저자는 수학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수학의 증명과 유사한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하디에게 있어서 수학의 핵심은 심미적 아름다움이었는데, 그래서인지 그는 끊임없이 수학을 예술과 비교하고 있다. 요컨대 수학은 아름다운 것이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수학은 미술이나 음악, 그리고 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진정한 수학의 의미와 수학의 가치를 전문 수학자의 입장에서 말하고 있다.


영화 『무한대를 본 남자』에 등장하는 영국 수학자 하디의 에세이. 가끔 생각하기를, 이른바 '순수예술'을 극한으로 밀고 가면 '수학'이 되는게 아닐까 한다. 책소개에 따르면, '수학'을 바라보는 하디의 관점이 딱 그러했던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인문학(humanities)와 이학(natural sciences)의 도킹 포인트도 거기(수학)에 있는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수학자의 '회고록'은 어떠할지, 벌써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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