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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네트워크60

[요요와 불교산책] 두 번째 화살에 맞지 않으려면 두 번째 화살에 맞지 않으려면 "번뇌의 화살을 뽑아 집착 없이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면 모든 슬픔을 뛰어 넘어 슬픔 없는 님으로 열반에 들 것입니다." (『숫타니파타』 3품 8 『화살의 경』) 최근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삶이 고해(苦海)라는 것을 실감하며 살고 있다. 작년 가을, 긍정과 명랑의 아이콘이었던 어머니에게 갑자기 심각한 우울증이 왔다. 추운 겨울날 새벽 어머니는 자살충동을 느끼고 집을 나섰다. 천만 다행으로 길에 쓰러져 있던 어머니를 찾은 우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급히 어머니를 입원시켰다. 이번에는 치매가 진행 중이던 아버지에게 문제가 생겼다. 아버지는 무조건 어머니를 데려오라고 시도 때도 없이 고함을 지르고 화를 내며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아버지도 입원해서 약물치료를 받아야했다. 퇴.. 2022. 9. 16.
‘잘 쓰기’는 ‘잘 읽기’부터 ‘잘 쓰기’는 ‘잘 읽기’부터 표현의 역량 생각해 보건대, 많은 사람들이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글’을 잘 쓰면 뭐가 좋을까?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러한 마음의 근저에는 ‘표현의 역량’에 대한 욕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 ‘표현의 역량’이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어떤 생각이나 정서 또는 자신과 작용한 사건, 사물의 상태 등을 ‘원하는 대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렇게만 써놓으면 이 역량은 ‘묘사력’과 같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오해해서는 안 된다. ‘표현의 역량’은 그보다는 좀 더 심층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단순한 기술 같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표현의 역량’은 ‘자유’의 다른 이름이다. ‘글’.. 2022. 8. 16.
[만드는사람입니다] 파지사유 공사일지 : 공간은 무엇으로 공간이 될까요? 파지사유 공사일지 : 공간은 무엇으로 공간이 될까요? “잡동사니에 대한 강조가 가장 중요하다. 도시란 바로 이런 것, 즉 서로를 보완하고 지탱해주는 잡동사니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얽히고설킨 질서는 여러모로 대단히 경이적인 현상이다. 이와 같은 상호 의존하는 여러 용도들의 생생한 집합체, 이런 자유와 이런 삶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주저해서는 안 되며,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항상 의식해야 한다.” ―제인 제이콥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안타까운 공간 공간 디자인을 시작한 뒤로, 나는 어떤 공간이든 한 번씩 더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식당이든 카페든 사적인 공간이든 공적인 공간이든, 나는 그곳을 ‘공간’으로써 본다. 친구의 집은 한편으로 그냥 친구의 집이지만, 다른 한편으.. 2022. 4. 13.
[만드는사람입니다]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에서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에서 유명한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1784년에 쓴 코스모폴리스에서의 삶을 다룬 논문에서 일찍이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으로 올곧은 것이 만들어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단다. 『짓기와 거주하기』의 저자 리처드 세넷은 칸트의 이러한 주장에 일견 동의하며, 도시계획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담은 책을 시작한다.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에 대해서 말이다. 나도 그것에 대해 할 말이 많다. 맛도 없는 햄버거 드디어 일이 터졌다. 인테리어를 시작한 삼각지 현장은 처음부터 아슬아슬했다. 오래되고 춥고 조그만 건물. 공사 시작 전부터 수도 배관이 추운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터졌다. 난 아직 공사가 시작되기 전이었기에 책임이 없었다. 현장에서 집이 멀고 각자의 업이 있었던 클라이언트들은 물이 터진 건.. 2022.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