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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토로그] “엄마 아빠가 돌아가시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고민해 본 시(詩)” “엄마 아빠가 돌아가시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고민해 본 시(詩)”   아이가 다섯 살 무렵부터 ‘죽음’에 대해 인식하며,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때부터 아이가 ‘죽음’을 언급할 때마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는 아니지만 어떻게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말을 표현을 달리하여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해 왔다. (뭐, 별 소용이 있었던 건 아니다. 이 대화의 끝은 태반이 아이의 “엄마는 죽지 마”로 끝나곤 했으니까.) 만 7세, 한 달여 뒤면 만 8세가 되는 아이는 여전히 엄마 아빠가 자신이 늙을 때까지 같이 오오오오오래애애애 살다가 죽기를 바라지만, 이제 세상에 죽지 않는 건 없다는 걸 아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개학이 며칠 안 남은 겨울방학의 어느 날, 갑자기 아이는 자기가 ‘시.. 2025. 3. 28.
[불교가 좋다] 슬픈 감정을 환기시키기 슬픈 감정을 환기시키기 질문자1: 예전에는 드라마 볼 때 그렇게 감정이입이 안됐는데, 요즘 가을이 되면서 인물들한테 감정이입이 너무 심해져서 볼 때마다 울고 있는 거예요. 그게 저의 고민이에요.  정화스님: 갱년기에는 자동으로 그렇게 돼요. (하하하) 신체의 변화가 있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라고만 해요. “안 그랬으면 좋겠다.” 하면 괴로워져요. 그런데 그 상태에서 너무 울고 있으면 울음이라는 감정 채널이 강화돼 자기를 슬프게 만들잖아요. 그러면 일어나서 잠깐 산책을 해야지요. 거기 있으면서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지요. 그게 너무 불편하면 연속극 보는 것을 포기하고 잠깐 일어나야 해요. 신체가 훈련을 통해서 생각의 루트나 감정의 루트가 바뀌지만, 가만히 두어도 저 나이 .. 2025. 3. 27.
[마.진.실] 두려움을 없애는 힘, 진솔함 두려움을 없애는 힘, 진솔함김 지 영(남산강학원)  흉기 난동 현장에 내가 있었다면? 인터넷 뉴스에 들어가면 연일 ‘흉기 난동’에 대한 기사들이 상위에서 떠나질 않는다. 이 사건들을 접하면서 떠올려 봤다. 내가 그 현장에 놓인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우선 그 사람의 시선을 내 쪽으로 돌린다. “선생님!! 여기 보세요! 진정하세요!!”라고 소리치며 주의를 끈다. 이제 그 사람이 이쪽으로 다가온다. 그럼 그의 다리를 냉큼 붙잡는다. 그리고 그 순간 칼에 찔리더라도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른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시간이라도 끌고 싶다. 이런 죽음 또한 복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순간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으니까. 잠깐! 한데 이것은 모두 상상이다(!). 오직 .. 2025. 3. 26.
[토마스 머튼-종교의경계를넘다] 스승과 브라마차리와의 만남 그리고 지성의 폭발 1부. 방황에서 지성으로, 지성에서 영성으로 1-2스승과 브라마차리와의 만남 그리고 지성의 폭발 이 경 아(감이당) 두 명의 스승을 만나다 토머스 머튼은 자신의 과오로 영국을 떠나야 했다. 그는 미국에서 외조부모와 함께 지내게 되었고 1935년 2월, 콜롬비아 대학에 입학했다. 누구나 자신에게 좀 더 맞는 곳이 있듯이, 머튼은 옷차림이나 생활에 있어서 캠브리지의 격식 보다 콜롬비아의 자유분방함을 좋아했다. 특히 콜롬비아 대학의 표어 ‘주님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보리이다’는 머튼이 이곳에서 어떤 삶을 보낼지 가리키고 있었다. 자신의 비참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간절함과 돌아가신 어머니의 헌신적인 기도 덕분인지 머튼은 운이 좋게도 두 명의 스승을 만난다. 그중 한 명이 콜롬비아 대학 첫 수업에서 만난 마크 .. 2025.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