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05 [북-포토로그] 민들레 홀씨의 계절 민들레 홀씨의 계절 요즘 저는, 지금껏 살아오며 민들레 홀씨를 이토록 간절히 찾아다닌 적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다니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어디를 가든 민들레 홀씨만 찾는 26개월 된 딸 때문인데요. 씨앗들을 후~ 하고 불어 날리는 재미에 푹 빠져, 보이는 순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달라고 합니다. 딸과 함께 여기저기 다니며, 민들레가 잘 자랄 수 있는 자리를 골라 그곳에 홀씨를 불어줍니다. ‘민들레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반쯤 날아간 민들레, 아직 덜 핀 민들레, 통통하게 열린 민들레까지… 그 생김새(?)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만나게 됩니다. 바야흐로, 완연한 민들레 홀씨의 계절입니다! 민들레 홀씨만 눈에 들어오는 저를 보며, 몇 년 전 “요양병원만.. 2025. 5. 20. [나의 은퇴 이야기] 은퇴, 새로운 시작 은퇴, 새로운 시작이향원(감이당) 이기적인 큰 언니 은퇴 이야기를 시작하자니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왜 교직에 들어오게 되었나 되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자니 남다른 집안 환경이 떠오른다. 아버지는 집안의 장남이었고, 공무원이었다. 그런데 내내 딸들만 무려 여덟 명을 두었고, 막내로 태어난 남동생은 첫째인 내가 대학에 들어간 스무 살 때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우리 집은 가난하니 공부해서 성공해야 한다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듣고 자랐다. 나는 그리 희생적인 큰 언니가 아니었다. 엄마가 그때는 귀했던 바나나를 사서 나에게만 주면 그걸 동생들 몰래 혼자만 먹는 이기적인 큰 언니였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희생과 봉사라는 말이 제일 싫었다. 그런 나는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고자 공부를 열심히 .. 2025. 5. 19. [청년 사기를 만나다] 역사는 질문이다 역사는 질문이다 규창(고전비평공간 규문) 1. ‘열전(列傳)’, 미시적 욕망의 파노라마 여느 역사서가 그렇듯 사마천의 《사기(史記)》도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다. 이 인간들의 이야기는 ‘본기(本紀)’, ‘세가(世家)’, ‘열전(列傳)’으로 분류된다. 제왕들의 이야기인 ‘본기’는 고대에서부터 사마천이 살았던 한(漢)나라 무제(武帝)에 이르기까지를 하나의 시간으로 연결했다. 제후들의 이야기인 ‘세가’는 ‘본기’가 포괄하지 못한 동시대를 공간적으로 확장했다. 독특한 것은 ‘열전’이다. 제왕이나 제후는 아니지만 그들만큼 중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할 수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왜 기록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열전’이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은 누구이며, .. 2025. 5. 16. [마.진.실] 특권을 내려놓고 분노하자! [마진실 세미나에서의 청년들과 간디의 만남] 특권을 내려놓고 분노하자!김 미 솔(남산강학원) 나의 의무는 무엇인가?간디의 삶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 있다. 간디가 남아프리카에 도착해 기차를 탄 장면인데 내가 『간디자서전』을 읽으며 가장 놀란 장면이기도 하다. 당시 간디의 나이는 불과 23살이었다. 기차를 타고 나탈 더반에서 프리토리아로 가고 있었다. 남아프리카에 도착한 지는 딱 일주일. 현지 물정을 잘 모를 때였다. 1등칸 표를 받고 착석했는데, 나탈의 수도 마리츠버그에 도착했을 쯤 승객 한 사람이 들어오더니 간디를 위아래로 훑고는 역무원들을 불러온 거다. 이들은 간디에게 짐차칸으로 가라고 했다. 간디가 1등표를 보여주었지만 이들은 무조건 짐차칸으로 가라며 막무가내였다. 결국 경찰까지 와서 간디를 끌어냈.. 2025. 5. 15. 이전 1 2 3 4 5 6 ··· 87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