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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아기가왔다 146

아기의 영역, 조금씩 조금씩 넓어져 간다_아빠 아기의 영역, 조금씩 조금씩 넓어져 간다 사람이 처음 태어나면 누워있는 자리, 딱 그만큼밖에 없다. 거기서 보이는 것들, 냄새, 2-3시간에 한 번씩 입으로 들어오는 것들 등 그 정도가 세계의 전부다. 그러다가 보이는 게 조금씩 많아지고, 손으로 무언가를 쥘 수 있게 된다. 저 멀리 무언가 보이는 데 무엇이 보이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가서 보고, 만지고, 입에 넣어봐야 하는데 아직은 몸을 뒤집을 수조차 없다. 그래서 온 힘을 쥐어짜 뒤집는다. 뒤집고, 뒤집다가 겨우 몸을 이동시키는 요령을 터득하는데 그조차도 쉽게 되질 않는다. 처음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한다. 어찌나 답답한지 짜증도 나고, 눈물도 난다. 그러면서 배를 밀어 앞으로 가는 요령을 터득한다. 일단 한번 앞.. 2018. 1. 26.
낯가림, 그리고 엄마와 아기의 신뢰 쌓기 _ 엄마 낯가림, 그리고 엄마와 아기의 신뢰 쌓기 “낯가림은 대개 생후 7~8개월쯤 되어서 심해지는데, 이것은 아이가 정신적으로 성장하여 친한 사람과 낯선 사람을 구별할 능력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 아이에게는 독립심도 필요하지만 항상 의지할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믿음 또한 필요합니다. 아이는 낯선 것을 접하면 우선 두려움을 느끼는데, 옆에 엄마가 있는 것을 알면 안심하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보이면서 익숙해지는 일련의 심리적인 적응 과정을 거칩니다.”(하정훈, 『삐뽀삐뽀 119 소아과』, 유니책방, 2016, 399쪽) 딸은 잘 웃는 아기다. 신생아 때부터 배냇웃음을 꽤 잘 웃어서 신기했는데, 날이 갈수록 더 잘 웃었고, 거기다가 또 딸아이 웃음소리가 너무 좋다며 매일 작정하고 웃겨 주는 아빠가 있어서(어떤 때는.. 2018. 1. 19.
육아 아빠의 은밀한 숨구멍이 막힐랑 말랑_아빠 육아 아빠의 은밀한 숨구멍이 막힐랑 말랑 이제 생후 9개월 차에 가까워졌다. 8개월 말호봉이랄까. 요즘 우리 딸은 밤에 자주 깬다. 심한 날은 거의 한두 시간 간격으로, 그나마 좀 괜찮은 날은 자정 전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깨다가 자정 이후에야 자는 것처럼 잔다. 그래서 피곤하다, 몹시 피곤하다. 그러나 물론 아빠의 피로는 엄마에 비할 것은 아니다. 솔직히 아빠는 일단 잠이 들고 난 다음엔 딸이 깨는지도 잘 모른다. 사랑하는 딸의 울음소리를 듣고도 잠 깨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만, 정말 잘 모르겠다. 엄마는 깊이 잠든 것 같은데도 딸이 깨면 바로 일어난다. 아빠가 가장 늦게 잠들기 때문에, 이미 잠자리에 든 엄마가 딸이 깰 때마다 같이 깨는 걸 보았다. 아빠는 늦게 잔다. 20살 이후로.. 2018. 1. 12.
워킹맘 육아, 출근과 퇴근의 소용돌이 속에서_엄마편 육아, 출근과 퇴근의 소용돌이 속에서 “육퇴 아직도 못했어요 ㅠㅠ”“육퇴 후 맥주 넘 꿀맛이에요!!!”“육퇴 후 남편도 귀찮아요 ㅠ”“오늘따라 퇴근하기 힘들었네요” 엄마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하소연들이다. 육퇴―육아 퇴근은 아기가 밤잠(통잠)에 들었다는 것을 말한다. 아기가 잠자리에 든 다음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엄마들의 간절함이 ‘육퇴’라는 말을 만들어 냈으리라. 연말이 되면서부터, 그러니까 딸이 7개월 후반부에 들어서면서부터 체력적으로 힘든 느낌이 여실히 든다. 하루는 퇴근 후에 계속 앉을 새도 없이 집안을 돌아다니며 치웠다가 아기를 안았다가 다시 집안일을 하다가 문득 ‘아니 근데 이 인간(아기아빠)은 뭘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 옆을 보았다. 그랬더니 피.. 2018.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