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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의 스텝, 오수혈 오수혈(五輸穴), 미로와 치유의 길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스물한 살, 허리디스크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로부터 숱한 병원을 들락거리며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허나, 병원문이 닳도록 들락거려도 디스크는 좀처럼 내 몸을 떠날 기미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혀를 찼다. “젊은 나이에...” 그럴수록 나는 더 의사에게 매달렸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나을 수 있나요?” 최첨단의 장비들과 최신 시술들을 이용해 병을 고치겠노라고 호언장담하던 의사는 한 마디 내뱉었다. “아이 돈 노!” 젠장! 나는 곧 한의원을 찾았다. 기적이 일어났느냐고?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젠장, 젠장!) 그리하여 지금도 이 고질병을 몸에 달고 산다. 비가 오면 허리가 쑤신다는 할머니 같은 말을 내뱉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 2012. 11. 1.
내정혈, 게으름뱅이의 불편한 위장에 대한 비밀 게으름뱅이들의 시크릿 가든, 내정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소가 된 게으름뱅이 오늘은 동화책 하나 읽고 시작하자. 제목은 ‘소가 된 게으름뱅이’. 이야기는 이렇다. 일하기를 너무 너무 싫어하는 게으름뱅이가 있었다. 하는 일이라고는 밥 먹고 방안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빈둥거리는 것이 전부였다. 늙은 어머니가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해도 모른 척 한다. 마을 사람들은 날마다 먹고 놀기만 하는 게으름뱅이를 보고 손가락질하며 흉 보고, 어머니도 방구석에서 뒹굴기만 하는 게으름뱅이 때문에 속이 까맣게 타자 한마디를 한다. 게으름뱅이는 어머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집을 나와, 어슬렁 길을 걷다 나무그늘 밑에서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있는 황소를 무척이나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다가 탈을 만들고 있는 할아버지.. 2012. 7. 27.
족삼리, 널 가만두지 않겠어 장수의 비밀, 족삼리류시성(감이당 연구원) 1844년 일본의 도쿄. 영대라는 다리의 개통식이 열렸다. 그러나 이날 최고의 화제를 모은 건 다리가 아니었다. 관심은 온통 한 가문의 세 커플에게로 쏠려 있었다. 이유인즉슨 이 커플들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 기록에 따르면 이들의 연세(!)는 자그마치 이러했다. “만평의 나이는 243세, 그의 처는 242세. 아들 만길의 나이는 196세, 만길의 처는 193세. 손자 만장의 나이는 151세, 만장의 처는 148세.” 평균연령 195.5세. 육십갑자를 세 번이나 돌고도 남을 나이다. 무슨 드라큘라들도 아니고 인간이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단 말인가. 당시에도 이게 무척이나 궁금했던 모양이다. 급기야 개통식에 참석한 지체 높은 한 장군이 이들을 불러들인다. “어떻.. 2012. 7. 6.
불사약과 같은 혈자리, 태연 서왕모의 거처, 태연(太淵)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해품달' 말고, '서품태'니라 동양 신화에는 서왕모(西王母)라 불리는 여신이 있다. 이름 풀이하면 서방의 여왕. 그녀가 사는 곳은 곤륜산 꼭대기에 있는 연못이다. 이 연못은 요지(瑤池)라고도 하고, 천지(天池)라고도 하고, 태연(太淵)이라고도 한다. 각각 옥구슬 연못, 하늘 연못, 크고 깊은 연못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우리가 살펴볼 혈자리 태연의 원류는 서왕모가 사는 연못, 태연과 이렇게 닿아 있다. 이쯤 되면 태연에 둥지를 틀고 있는 여신, 서왕모가 살짝 궁금해진다. 중국 고대의 지리서『산해경』에 기록된 여신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아름답고 우아한 서쪽 여왕과는 거리가 멀다. 사람처럼 생겼는데 호랑이 꼬리에 표범의 이빨을 한 반인반수, 머리는 .. 2012.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