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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15

[대학] 격물치지의 진정한 뜻, 아는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나의 고전분투기 - 『대학장구』]앎은 시작이다 서양근대 철학은 과학주의와 잇닿아 있다. 근대철학의 비조라 불리는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 명제는 능동적인 인식주체라는 개념을 확립했다. 물론 이때의 인식주체는 인간이고, 인간이 아닌 자연은 인식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구도에서 중요한 문제는 인식한 것의 진리성을 어떻게 판별 하는가이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 하는 대상과의 일치라는 진리개념은 인식주체의 출현과 함께 근대에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인식주체 혼자서는 진리 여부를 결론지을 수 없다는 근본적인 난점을 가진다. 예컨대 한 번도 자신의 얼굴을 본적이 없는 사람이 처음 거울을 봤다면, 옆에서 누가 자신의 얼굴을 확인해 주기 전에는 거울에 비친 모습이 자.. 2015. 12. 16.
동지(冬至)와 발리바르와 신장 - 대중의 새로운 힘, 공포 #동지-에티엔 발리바르-신장 대중의 새로운 힘, 공포 이제 바야흐로 동지(冬至)다. 겨울의 추위[冬]가 지극해졌다[至]. 이날은 몹시 춥고 밤은 길다. 얼마나 추운지 열 많은 호랑이가 이날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동지하면 역시 팥죽이다. 사람들은 팥의 붉은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나는 팥이란 말이 입에 감기면 신체 장부 중에 신장(腎臟)이 떠오른다. 신장의 다른 이름이 콩팥이기 때문이다. 신장의 모양이 강낭콩과 비슷하고, 색깔은 팥과 같다고 그리 불린다. 그래서인지 신장은 겨울을 상징하는 물[水]로 가득하다. 이 엄혹한 겨울에 신장은 참으로 문제적인 장부다. 신장은 몸 안에 까닭 없이 정기(精氣)가 유실되지 않도록 정기를.. 2014. 12. 24.
[씨앗문장]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법 마음의 근육운동을 위한 사전작업 (‘번뇌’를 보는) “가장 간단하고도 근본적인 훈련은 호흡관찰이다. 호흡을 면밀히 관찰하노라면 온갖 잡념과 망상이 흘러가는데, 그것들을 잘 보기만 해도 무차별적으로 끌려다니지 않을 수 있다는 이치다. 하지만 이것 자체가 엄청난 집중력을 요한다. 집중(集中)이란 ‘중(中)을 잡는다’는 말로 ‘지금, 여기’와의 완벽한 일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집중력 자체가 자신의 행위와 말과 생각을 통찰하는 ‘마음의 근육’에 다름 아니다.”- 고미숙,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북드라망, 2012, 119~120쪽 타고난 ‘마음의 근육’이 워낙에 후렌치파이 같아서(뜯자마자 부스러짐;;) 별것 아닌 일에도 ‘무차별적으로 끌려다니’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별 뜻 없이 던진 말에도 밤잠 못 이.. 2014. 7. 25.
죽음의 정치, 계속 살아나는 '함께함'의 정치 근대를 넘는 근대의 가능성, 집합적 신체 우리는 이미 집합적 신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미 우리는 ‘집합적 신체’이다. 스피노자는 이처럼 운동/정지의 비율로서의 신체를 파악한다. 전통적인 개별적 신체가 그 형상이나 유기적 기능에서 어떤 본질적 특징을 찾는다면, 스피노자는 바로 운동과 정지라는 속도 속에서 신체를 파악한다. 이를 들뢰즈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한 신체는 그것을 규정하는 형식에 의해서 정의되지 않고, 규정된 실체나 주체로도, 그것이 소유하는 기관이나 수행하는 기능에 의해서도 정의되지 않는다. 일관성의 평면에서 신체는 경도와 위도로만 규정된다. 곧 운동과 정지, 빠름과 느림의 특정한 관계에서 신체에 속하는 물질적 요소들의 집합과 특정한 역량이나 역량의 정도로 신체가 할 수 있는 강도적(强度的.. 2013.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