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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3

[허남린 선생님의 임진왜란 이야기] 권력과 폭력에 묻힌 침묵을 찾아 권력과 폭력에 묻힌 침묵을 찾아허남린 선생님(캐나다 UBC 아시아학과 교수) 임진왜란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조선의 인구는 3퍼센트에서 5퍼센트나 줄어든 것으로 추량된다. 이는 오십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근거한 추계이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숫자는 대략적 추계가 가능한데, 조선의 전체 인구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인구를 추정한 학자들은 있다. 이들의 널뛰기 추정치에 사망자 추계치를 대입하면 전체 인구의 3퍼센트에서 5퍼센트가 된다. 지금의 남한 인구 5천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낮게 잡아 3퍼센트면 백오십만이고, 5퍼센트면 이백오십만 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엄청난 숫자이다. 왜침의 참화는 조선의 구석구석에 미쳤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벼락처럼 내려친 망실의 고.. 2025. 6. 23.
[인류학을 나눌레오] 갇힌 눈 갇힌 눈 강평(인문공간 세종) 다르게 볼 수 있을까? 인문세에서 허남린 선생님과 함께 임진왜란(1592~1598)을 중심으로 한 를 공부했다. 이 중 김성일(1538~1593)의 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자기 생각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지, 그 결과는 멀리서 보면 얼마나 웃픈 것인지 보여준다. 이 글을 쓰면서 처음에는 김성일이라는 한 사람의 갇힘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다 이 글을 완성할 무렵 뉴스에서 국민 영웅 골프 여제의 기자회견을 보게 되었다. 내막은 자세히 모르지만 요컨대 아버지 채무에 대한 끝나지 않을 대리 변제를 그만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인터뷰 중 내가 주목한 것은 ‘지금껏 해야 하고 지켜야 한다고 믿었던 소중한 것들, 그간 나의 생각과 노력들 그 모든 게 착각이자 욕심.. 2024. 7. 5.
『동의보감』과 허준 몸과 우주의 근원적 일치 탐구한 ‘자연철학자’ 고미숙(감이당 연구원) 허준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모르면 간첩이라는 농담도 안 통한다. 그만큼 범국민적 인물이라는 뜻이다. 물론 친근한 것 이상으로 신비화되어 있기도 하다. 고난에 찬 삶의 역정, 라이벌들의 비방과 음모, 예진 아씨와의 지순한 사랑 등등. 물론 하나같이 소설과 드라마가 만들어낸 이미지다. 이 이미지들로 인해 허준은 400여년의 시간을 가로질러 명의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그 화려하고 강렬한 이미지들로 인해 그의 진면목은 봉쇄되어 버렸다. 허준이 ‘허준’이 된 까닭은? 먼저, 허준의 라이벌 역할을 담당한 양예수는 실제로 허준의 스승뻘이자 당대 최고의 명의였다. 동의보감 편찬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지만 정유재란 이후 빠졌다. 다음, 많은 이들이 지.. 2011.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