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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진29

밥과 물처럼 담박하게 - 수택절 밥과 물처럼 담박하게, 수택절 누군가에게는 지옥 같던 다른 누군가에게는 천국 같던 설 연휴가 갔다. 아마 많은 사람이 연휴병(?)에서 미처 헤어 나오지 못하고 헤롱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운 내시라 주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설날에 웃기고도 슬픈 만평 하나를 봤다. 글로 재연해보자면 떡국을 먹으려는 청년을 가운데 두고 가족 친지들이 둘러앉아 한 마디씩 묻는다. // 삼촌 : 너 여자 친구는 있냐? // 고모 : 우리 딸은 대기업 취직 성공적 // 사촌 형 : 너 취업준비는 하고 있쥬? // 엄마 : 아빠 명퇴라 전해라 // 사촌 누나 : 그래 아프니까 청춘인 거야 // 할머니 : 너무 상심하지 마라. 정말 간절하게 노오오력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단다. // 떡국마저 거들고 나선다. 떡국 : 이제.. 2016. 2. 11.
새해 벽두에 읽는 운명의 조짐 - 중택태 중택태 - 새해 벽두에 읽는 운명의 조짐 병신년 새해가 밝았다. (아직 절기력으로는 을미년이지만) 무엇이든 ‘새것’은 설렘과 함께 두려움을 동반한다. 새해에는 또 어떤 화복(禍福)이 나를 웃고 울게 만들지 벌써 기대 반, 설렘 반이다. 어디 나만 그렇겠는가. 미래에 대한 호기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법. 이맘때가 되면 한해의 운세를 점쳐보려는 사람들로 그쪽 업계가 활황이라고 한다. 한데 꼭 전문가(?)의 입을 빌려서 내 운명을 짐작할 필요가 있을까? 전문가들도 결국은 천지변화의 조짐을 읽고 그것을 우리에게 해석해줄 뿐이다. 천지변화의 조짐을 읽는다는 게 특별해 보이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은 세상만사의 이치를 담고 있지만 그걸 설명하는 언어는 작고 소박하다. 누런 치마, 우물, 솥처럼 일상생활에서 흔히.. 2016. 1. 14.
우리 시대의 자화상 - 뇌화풍 우리 시대의 자화상, 뇌화풍 뇌화풍에 대처하는 제왕의 자세 의 55번째 괘는 뇌화풍이다. 뇌화풍은 모든 것이 한 곳으로 돌아간다는 귀매괘의 다음에 오며 ‘풍성하다’, ‘풍만하다’라는 뜻이 있다. 모든 것이 한곳에 모이니 풍성할 수밖에. 그래서 괘명도 ‘풍년 풍(豊)’을 써서 뇌화풍인 것이다. 뇌화풍의 핵심 문장인 괘사에서는 뇌화풍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豊은 亨하니 王이아 假之하나니 勿憂홀전 宜日中이니라.(풍은 형하니 왕이아 격지하나니 물우홀전 의일중이니라.)풍은 형통하니, 왕이어야 지극히 하나니, 근심치 않으면 마땅히 해가 가운데 하니라(한낮이니라). 지극할 격(假), 마땅 의(宜) 만물이 모여들어 풍성한 뇌화풍을 형통하다고 한다. 한데 아무나 뇌화풍의 시기를 다스릴 수는 없다. 제왕의 지위 정도는 되.. 2015. 11. 19.
천지가 토해내는 사자후 - 중뢰진 천지가 토해내는 사자후, 중뢰진 조선왕조 500년의 정수가 녹아있는 『조선왕조실록』의 한 장면을 보면서 오늘의 주역 서당을 시작해보자. 여러 신하들이 첫눈을 축하드리려 하니,세종 : “겨울에 천둥과 지진이 있었으니, 첫눈을 어찌 족히 축하하리오.”여러 신하들 : “신들이 첫눈을 축하드리려 하옵되, 상감께서 겨울에 천둥과 지진이 있었다 하여 받지 않으시니, 신들은 상감께옵서 재앙을 만나 두려워하심을 깊이 기뻐하나이다. 생각하옵건대 상감께서 재앙을 만나 이미 두려워하시기로 하늘에서 상서로운 눈을 내리신 것이옵니다.” ─『조선왕조실록』 , 세종 1권, 즉위년(1418 무술 / 명 영락(永樂) 16년) 10월 27일(계묘) 5.. 2015.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