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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비평공간규문6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나는 시뮬라크라들이다 나는 시뮬라크라들이다 루크레티우스의 존재론 일기, ‘진짜 나’를 찾는 시간 제일 좋아하는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고민 없이 답할 수 있다. 일기 쓰기다. 더 정확하게 하자면 ‘하루를 마치고 머리맡 스탠드 조명 아래서 시그노 0.38 볼펜으로 쓰는 일기’이지만, 꼭 이렇지는 않아도 된다. 기숙사 세탁실에서도, 군대 화장실에서도, 여행지의 캠핑장에서도 나는 일기를 썼다. 싸구려 볼펜이든 손전등 불빛이든 상관없다. 뭐라도 적을 수 있는 여건만 되면 된다. 열다섯 살 즈음부터 써왔으니 어느덧 십 년이 넘었다. 촌스러운 사무 수첩에서부터 아트박스에서 산 세련된 가죽노트까지 각양각색의 일기장을 열댓 권은 채웠다. 사춘기 소년도 아니고 문학이나 글쓰기에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써.. 2022. 8. 9.
늘 푸르렀던 청년靑年, 붓다 늘 푸르렀던 청년靑年, 붓다 김경아(고전비평공간 규문) 『청년 붓다』는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청년’이라는 화두로 가로지른다. 붓다의 생애는 그의 깨달음의 여정과 분리되지 않는다. 출가·구도·깨달음 그리고 진리를 설하는 과정이 붓다의 삶이고, 그 자체가 깨달음의 여정이다. 그 삶을 통해 이미 깨달은 자 붓다의 가르침을 등불 삼는다면 누구나 붓다처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자애로운 붓다의 이미지와 그가 설한 심오한 진리로부터 ‘청년 붓다’의 모습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붓다의 인생 전환기의 구체적인 나이를 보고 새삼 놀랐다 “출가할 때의 나이는 스물아홉, 성도成道했을 때의 나이는 서른다섯, 당시로서도 그렇지만 우리 시대의 기준으로 보면 충분히 젊다! 무슨 뜻인가? 붓다의 고.. 2022.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