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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서당46

명당에서 찾아내는 삶의 좌표! 밤하늘의 나침반, 방수(房宿) 천자의 집무실, 그러나 지하벙커는 아닌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호랑이 이야기를 모두 알 것이다. 홀어머니 슬하의 가엾은 남매를 잡아먹으려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호랑이 말이다. 이웃 잔칫집에서 뼛골 빠지게 일하고 돌아오던 애엄마를 잡아먹고, 저희들끼리 집 지키고 있는 어린 남매까지 노린 걸 보면, 이건 뭐 아주 철저하게 계획된 파렴치한 범행이라고 생각한다. 호랑이씩이나 되가지고선 애들 먹이려고 가져가던 떡까지 다 뺏어먹은 걸 보니, 죄질도 아주 낮은 편에 속한다. 아무리 동화라지만 저런 비열하고 극악무도한 악당들은 왜 늘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 앞에만 들이닥치는 것인지. 하지만 세상은 공평하다. 우리에겐 이야기의 대미를 장식할 동아줄 씬이 있지 않은가! 남매의 간절한 기도에.. 2013. 4. 4.
봄의 끄트머리, 변화무쌍한 '용'의 달! 지지 이야기 3편 변화무쌍한 용의 기운, 진토의 계절 봄의 영역에는 세 지지가 있습니다. 인(호랑이), 묘(토끼), 진(용)입니다. 오행으로는 인묘(寅卯)가 목(木), 진(辰)은 토(土)에 속하지요. 진토는 봄의 기운을 가득 담고 있는 흙을 떠올리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적당히 축축하고, 적당히 따뜻해서 무엇이든 태어날 것 같은 그런 땅을요. 시공간의 흐름으로 살펴본 진월 진은 우레 진(震)과 같은 글자로 보기도 합니다. 신속하게 옛 것을 씻어 없애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진은 조개의 상형자라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지지에 배속된 동물이 ‘용’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용은 비바람을 몰고 다니는 신령스러운 동물로, 조화를 부리는 신(神)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고보니 이무기가 용이 되.. 2013. 4. 2.
봄,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공방전! 전갈자리와 오리온자리 봄철엔 왜 사냥을 금지하는가 - 전갈자리와 오리온 이야기 1. 삼세의 무게를 간직한 하늘 불교에서는 십세(十世)의 시간이 모여 한 찰나를 이룬다고 말한다. 내가 살아 숨 쉬는 지금 여기의 시공은 결코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무수한 인연조건들의 결집체라는 것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시공이 겹쳐져 지금-여기를 만든다. 오메~ 심오한 거! 알듯 모를 듯 고매해 보이는 불교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하는 길이, 나는 하늘을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곧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저 하늘을 밝히는 무수한 별들, 그야말로 무수한 중생들이 뒤얽힌 중중무진의 그물망이 아닐 수 없다. 하나의 계절, 하나의 시간, 이런 생각들은 인간이 지어낸 분별상에 불과하다. 쉼 없이 유동하는 저 하늘.. 2013. 3. 21.
봄하늘에서 빛나는 조화의 저울, 묘월(卯月)의 별자리 우주의 축(軸) 맞춰라 -조율의 별 저성 이야기 음양이 조화되는 묘월의 별, 저성 하도 볕이 좋기에 간만에 산책길에 나섰다. 동면하던 짐승들이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 여기 쓰인 ‘놀랄 경(驚)’자를 보시라! 그냥 잠에서 깨는 게 아니라, 우레 소리에 깜짝 놀라 후다닥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용수철이 튀어 오르듯 약동하는 목(木)의 분출력! 죽은 듯 잠자던 만물이 뿅~하고 솟아오르는 때! 이것이 경칩 무렵의 풍경이다. 산책길에서 나는 과연 경칩다운 풍경과 마주했다. 대지는 아직 헐벗은 모습이지만 어디선가 물씬 봄의 기운이 전해져온다. 훈훈한 봄바람을 만끽하려는 인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건 모두 서론 격에 불과했다. 산책길이 끝날 무렵 진정한 경칩의 주인공을 만났기 때문이.. 2013.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