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든다는 것, 물들 수 있다는 것
고질적으로 편두통을 앓았었다. 편두통으로 응급실에 갈 정도의 상태도 몇 번이나 있었는데, 그러다 더 이상 병원에 가지 않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민족의학연구원에서 펴낸 『손 주물러 병 고치기』 책을 만난 다음부터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두통 때의 혈자리를 지압볼펜 등으로 꾹꾹 누르면 확실히 어느 정도 두통이 경감되고 견딜 만해졌다. 그다음으로 편두통을 확실히 진압(?)하게 된 계기는 T침을 만나게 되면서이다. 지압볼펜이나 봉으로 누르는 것보다 T침의 효과는 훨씬 강력했다!
T침을 만나기 전에 신기하게도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편두통 횟수가 완전히 줄었고(임신한 이후 2년간은 아예 두통이 없었다+_+), 그 이후 T침을 만나 이제 편두통이 두렵지 않게 되었다. 내가 사용해서 효과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 이후 체했을 때나 비염 증상이 심해질 때 등 생활 질병이 발병할 때 나 같은 경우는 혈자리를 찾아보고 그 부위를 지압하거나 T침을 꽂아 보거나 한다.
그걸 옆에서 늘 보고 자란 아이는 이제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자 엄마가 어딘가 안 좋은 기색이면 내 핸드폰을 빌려 달라고 하고는 혈자리를 찾아본다.^^ 최근에는 갑자기 열이 나서 누워 있었는데, 옆에 와서 귀찮게도 안 하고 뭘 꿍짝꿍짝 하는 것 같더니, 저렇게 팸플릿(?)을 만들어 왔다(아빠 핸드폰을 빌려서 찾았단다). 하하.
아이들은 잘 물든다. 아이들을 흔히 하얀 도화지에 비유하는 그 때문일 것이다. 아직 자기 색이 없다는 것인데, 그것은 어떤 고착된 자아가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런 물, 저런 물이 잘 스며든다. 좋은 물이 오갈 수 있도록 잘 물들 수 있도록 해야 하는구나,를 실감한다. 어른은 이미 자기 물 색으로 가득차서 새로운 물이 와서 섞이면 자꾸 탁해지는 경우가 많다. 자기 색을 비워야 아름다운 물이 들 수 있다.
혈자리 팸플릿(?)이 불러온 물듦에 대한 생각이다.
끝으로 퀴즈 하나. 다음의 혈자리는 어디에 좋은 혈자리일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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