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장난, 딸의 장난
아빠는,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다. 보름만 있으면 한국 나이 마흔이 되는 이 시점에 와서도, 매일매일 장난을 친다. 딸에게도 치고, 아내에게도 치고, 자기 자신에게도 친다. 정말이지 이 아빠는 장난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다. 그나마 나이를 이만큼 먹어서 때와 장소는 가리게 되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때도 없고 장소도 없었다. 인과응보라고 했던가. 응분의 댓가 따위 결코 나에겐 오지 않으리라 여겼지만, 자식이 생길 줄이야. 내 자식은 아빠만큼 장난을 친다. 괜히 와서 설거지하는 아빠의 엉덩이를 두들기거나, 화장용 붓 같은 걸 가지고 와서 간지럼을 태우거나, 소파에 누워있는 아빠의 콧구멍에 손가락을 집어 넣는다거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장난을 걸어온다. 며칠 전엔 크래커를 먹다가 크게 입을 벌려 입속에서 가루죽이 된 그것들을 보여주는게 아닌가?(그것은 사진에서 지워버렸습니다) 그 역시도 아빠가 자주 하던 장난이다. 이제는 안 하지만. 너 왜 그러는거니? 응? 진짜 이런 것도 유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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