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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2

11월에 눈에 띈 책들 11월에 눈에 띈 책들*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 레이첼 코벳, 김재성 옮김, 뮤진트리 책소개현대 문학 및 예술사를 통틀어 비범한 결실을 맺은 릴케와 로댕,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2017년은 근대 조각의 선구자 오귀스트 로댕이 타계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1902년, 27세의 릴케는 로댕에 대한 논문 집필 의뢰를 받고 파리에서 62세의 로댕을 처음 만났다. 그로부터 1년 후, 릴케는 탁월한 에세이 을 출간했다. 이후 1905년 로댕이 릴케에게 개인비서로 일해줄 것을 청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다시 이어진다. 이 4년 여 시기동안 릴케는 로댕의 조각예술로부터 큰 영감을 받아 답보상태에 있던 시문학의 새로운 출구를 찾는다. 이 책은 육십대.. 2017. 11. 20.
산다, 자란다, 배운다 - 모든 것을 배운다_육아일기 산다, 자란다, 배운다― 모든 인간은 ‘호모 쿵푸스’다 _ 엄마편 눈 깜짝할 새에 매트 위 저쪽 끝에 옮겨 놓았던 딸이 이쪽 편 끝에 있는 식탁 아래에 와서 고개를 들고 씩 웃는다. 아직 정식으로(?) 팔다리를 들어서 기지 못하고, 배를 바닥에 붙인 포복 자세로―마치 군인들이 적진 침투 훈련이라도 하는 듯한 그런 자세로―기는데도 전광석화와도 같다. 하, 이제 200일을 갓 넘겼을 뿐인데…. 태어나 먹고(빨고), 자고, 싸고, 울고―이 네 가지만 할 줄 알던 아기가 그 200일 동안 습득한 배움은, 생각하면 엄청난 것이다. 누웠던 자리에서 옆으로 살짝 돌리지도 못하던 몸뚱이를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갈 수 있을 만큼 말이다. 알고는 있었다. 갓 태어난 아기가 생명의 ‘본능’에 관련된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2017. 11. 17.
프란츠 카프카, 「유형지에서」 - 목숨을 건 도약 프란츠 카프카, 「유형지에서」 - 목숨을 건 도약 카프카가 1919년에 발표한 단편 「유형지에서」는 ‘몸에 계율을 써주는 자동기계’ 즉, 형벌기계에 스스로 몸을 눕히는 장교를 다루고 있습니다. 작품은 누구를 초점에 놓는가에 따라 여러 해석이 가능합니다. ‘복종하라’고 선고받은 죄수를 중심에 놓는다면, 규율권력을 몸 깊숙이 각인(刻印)시킴으로써 스스로를 완성해가야 하는 근대인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가 됩니다. 죄의 심판자인 장교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의 창조주를 산산조각 내 버리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비판이 됩니다. 그런데 이 ‘묘한 기계’ 자체를 해석의 축으로 삼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하나의 변신담이 지면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상반된 운명을 가진 것처럼 보였던 죄수와 심판자의 드라마가 아니라, 인간.. 2017. 11. 16.
『신들의 사회』 - 무엄하고도 불경스러운! 로저 젤라즈니, 『신들의 사회』 - 무엄하고도 불경스러운! 내가 생전 처음 인도에 도착했던 밤, 델리 국제공항은 정전이었다. 어처구니가 없었는데, 그게 잦은 일이라고 해서 더 어처구니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공항 경비원들이 구불구불한 길목에 드문드문 늘어서서 손전등으로 길을 비춰 출구를 안내해 주었다. 여정을 시작한 인천공항, 경유해온 홍콩공항과 비교하면 안 그래도 터무니없이 초라했을 시설이, 희미한 손전등 불빛 아래 더욱 괴괴해보였다. 제복을 입은 경비원들은 어둠속에 얼굴만 동동 떠있었다. 그 ‘다른’ 이목구비에 새겨진 선명한 음영과 부리부리한 눈 때문에, 그들은 얼핏 무시무시한 가면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손전등 불빛을 따라 걸으며 나는 지금 제의를 위한 가면을 쓴 제관들이 이끄는 대로, 신에게.. 2017.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