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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2

『낭송 세종실록』 - 한글 창제와 가치들의 대립 『낭송 세종실록』 - 한글 창제와 가치들의 대립 이조판서 허조가 아뢰었다.“신은 그에 따른 폐단이 두렵습니다. 만일 간악한 백성이 율문을 알게 되면, 형벌을 피하는 요령만을 터득하여 거리낌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법을 농단하는 무리들이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임금이 말하였다.“그렇다면 백성들을 무지한 상태로 두어서 죄를 짓게 하는 것이 옳겠는가? 백성들에게 법을 알지 못하게 하고 그것에 의거해 죄를 준다면 조삼모사의 술책에 가깝지 않겠는가? 더욱이 태종께서 이두로 법문을 번역하게 하신 것은 모든 사람들이 법을 알 수 있도록 하신 것이다. 경들은 고사를 상고해서 올리도록 하라.”- 홍세미 풀어읽음, 『낭송 세종실록』, 125~126쪽 예나 지금이나 한가지 비슷한 것은 보통 사람이 ‘법’의 오묘한 조.. 2017. 11. 2.
조 월튼, 『타인들 속에서』 - 사람의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조 월튼, 『타인들 속에서』 - 사람의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사람의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기 이상의 수고가 부모의 몫으로 돌아가지만, 한 사람의 성장은 그밖에도 많은 것에 빚을 지게 마련이다. 나도 그랬다. 지금의 내가 되기 위해, 내 삶이 받아들이고 빨아들인 것의 양을 헤아릴 수가 없다. 그중에는 사람도 있고, 시간과 공간과 경험도 있다. 가깝게는 친척들이 있었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달라지던 친구들이 있었다. 선생들이 있었고, 옆집이나 앞집, 아랫집의 이웃들이 있었다. 이사할 때마다 낯설다가 익숙해지던 집들이, 놀이터를 둘러싼 마을의 공기가, 하루 백 원씩 받던 용돈이, 그 용돈으로 사먹을 수 있었던 수많은 과자와 사탕들이 있었다. 수 천 수 만 번 겹쳐진 내 발자국.. 2017.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