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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1

[SF소설읽기] 화재감시원 : 기둥 뒤에 사람 있어요 화재감시원 : 기둥 뒤에 사람 있어요 “전쟁나면 어쩌지? 너무 무섭다. ㅠㅠ” 엄마가 카톡을 보내오셨다. 그 짧은 한줄이 오고 잠시후, 어느 대화창으론가 전달받으신 게 틀림없는 길고 장황한 줄글이 따라붙었다. 엄마의 첫문장에 ‘ㅠ’ 모음 두 개가 붙어있지 않았으면 사실 그냥 안 읽고 넘겼을 것이다. 잘 안 쓰시는 모음 이모티콘이라니, 이건 정말로 겁이 나셨다는 뜻이다. ㅠ 스크롤을 위로 올려 처음부터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현재 정부와 언론이 숨기고 있는 한반도의 일촉즉발 상황, 국제 정세에 대한 자세한 해석, 향후의 전망과 시사점이 사뭇 비장한 어조로 설파되어 있다. 우리 우방의 군사전력, 향후의 전쟁 수순, 현재 트럼프의 속내까지, 이 글을 쓴 사람은 각종 숫자를 비롯해 모든 걸 전지적으로 다 알고 있.. 2017. 6. 14.
중국이 부르주아 경제를 다루다 원톄쥔 『백년의 급진』 중국이 부르주아 경제를 다루다원톄쥔 『백년의 급진』 무슨 일을 할 때면 언제나 시작부터 모순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언가 새로운 공부를 하려면, 새로운 공부보다 더 많은 기초공부가 먼저 필요하다. 이를테면 미적분학을 공부하려면 방정식, 기하학 등 일반 수학에 능통해야 한다. 그것을 공부하다 미적분학은 구경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려면, 돈을 들여 집을 구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기초공부도, 집을 구할 자본도 없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그래서 시간은 지연되고, 다시 고민에 빠진다. 경제개발이라는 사태에 직면한 개발도상국들도 마찬가지였다. 보통 개발도상국들은 서구국가들의 강력한 군사력과 만나고, 여지없이 그들의 힘에 매혹된다. 그리고 그 힘의 배후에 언제나 틀림.. 2017. 6. 13.
『루쉰, 길 없는 대지』 - 집착 없이 오늘을 산다 『루쉰, 길 없는 대지』 - 집착 없이 오늘을 산다 “루쉰에게 ‘무덤’은 길을 걷는 자가 도달하게 될 필연적 종착점이다. 그러나 그 종착점은 백합과 장미가 피어나는 또 다른 출발점이기도 하다. 무덤은 언젠가 평지가 되고, 평지 위로 또다시 무덤이 솟아날 것이며, 그 무덤 위로 꽃이 피어나리라. 이것이 시간이 우리에게 선사한 운명이다. 슬퍼할 것도 그렇다고 딱히 기뻐할 것도 없는 운명.” - 채운, 「계몽에 반(反)하는 계몽 : 루쉰의 『무덤』」, 고미숙 외, 『루쉰, 길 없는 대지』, 북드라망, 2017, 222~223쪽 시간이 주는 가장 큰 축복은 망각과 무의미다. 세상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그것이 기쁜 일이건 슬픈 일이건 간에 그대로 남아 있다면, 지옥이 어디 따로 있을까. 거기가 바로 지옥이다. .. 2017. 6. 12.
프란츠 카프카 Intro - K는 누구인가 프란츠 카프카 Intro - K는 누구인가 안녕하세요. 연재를 시작합니다. 카프카는 어느 날 아침에 갑충이 되고, 원숭이가 학술원에 보고하고, 굶다가 짚더미처럼 부서지는 등, 기이한 변신담을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그가 세운 목표는 ‘자유’였지요. ‘사람은 아래에서 위로가 아니라 안에서 밖으로 성장하는 법이며, 자유란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깨고 나오는 과정에 있다.’ 카프카는 모든 글을 그 자신과 투쟁하면서 썼습니다. 출구를 향한 투쟁으로서의 변신, 자유롭기 위한 절대적 조건으로서의 쓰기! 에서는 카프카가 썼던 모든 것, 손바닥보다 짧은 단편에서부터 미완의 장편, 일기나 편지, 혹은 그의 사무적인 메모들을 읽으며 그가 그린 투쟁의 지도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2017.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