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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딸의 감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_아빠 딸의 감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고, 그 말은 곧, 끝은 다른 시작이라는 말과 같다. 지난 주 엄마편에서(바로가기) ‘끝이 있는 건 좋은 것’이라 했던가? 우리 딸의 돌발진이 그 말대로 끝났다. 그리고, 감기가 시작되었다. ㅠㅠ 우리 딸은 지금 생애 두번째 감기를 앓는 중이다. 우리 가족은 딸의 돌발진 열이 가라앉고 이틀 정도 즐겁게 지냈다. ‘열만 떨어져도 이렇게 좋네’ 하면서 말이다. 그랬는데... 혹시나 싶은 마음에 체크해본 딸의 체온이 37.5도, 곧 37.8도... 아빠는 그때 ‘어...어...’ 했더랬다. 아기가 열이 나면 관련된 대응 매뉴얼을 모두 숙지하고 있어도 당황스럽다. 그게 별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그걸 알고 있다는 점을 되뇌어 보아도 당황스.. 2018. 5. 18.
아버지,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 카프카의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아버지,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카프카의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당신의 겨울 왕국 “나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처럼 혹한의 세계에서 살고 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에스키모인처럼 삶의 바탕도, 모피도, 또다른 생존 수단도 갖고 있지 않아요. 그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는 모두 벌거벗은 몸이죠. 오늘날 가장 따뜻하게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양의 탈을 쓴 늑대들뿐이에요. 그들은 아무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그들은 꼭 맞는 옷을 입고 있죠.”[구스타프 야누흐, 『카프카와의 대화』] 카프카는 프라하에서의 삶이 혹한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사막의 재칼들이 아랍인을 잡아 죽이겠다고 시뻘건 눈을 번뜩이며 돌아다니는 것처럼, 도시의 거리 곳곳에서는 체코 민족주의와 독일 민족주의, 시오니즘 각각이 순결한 땅을 갖겠다며 서로를 .. 2018. 5. 17.
워킹데드 - 인간의 적은 언제나 인간 워킹데드 - 인간의 적은 언제나 인간 인기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에서는 (여느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 그렇듯이) 인간이 인간의 적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사실 투쟁, 경쟁 요소에 '살인'이 더해진 스토리를 가진 여느 작품들에서도 인간의 적은 늘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킹데드』와 같은 작품들에서 '인간의 적이 된 인간'이라는 요소가 더욱 도드라지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바로 그점을 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적으로 등장하는 다른 작품들과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을 결정적으로 가르는 요소는 다름 아닌 '문명'이다. 전자에서는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에 대한 욕심이 사건을 전개해가는 동력으로 작용하는데 비해서, 후자에서는 오로지 '생존' 그 자체에 모든 긴장이 걸려있다. 주인공 집단은 바이러스에 감.. 2018. 5. 16.
천재, 초인적으로 배우는 자들 천재, 초인적으로 배우는 자들 나는 천재가 아니니까 나는 호날두보다 메시가 좋다. 호날두가 초인적인 신체능력과 기술로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이라면, 메시는 필드를 어슬렁어슬렁 다니면서도 경기 전체를 손바닥 안에 놓고 노는 느낌이다. 메시는 플레이메이커인 동시에 스트라이커이고, 가장 창의적인 패스를 하는 선수이면서 골 결정력이 제일 높은 선수이기도 하다. 메시의 플레이를 보노라면, 그는 눈앞의 ‘적’들과 싸운다기보다는 효율적으로 공을 골대에 가져가기 위해서 동료와 적, 경기장을 모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메시의 골 영상을 한 번 찾아서 보라. (호날두와 달리) ‘우겨 넣는다’는 느낌이 드는 골은 하나도 없다. 메시는 다른 선수들과 같은 ‘축구’를 하고 있지 않다. 다른 선수들이 상대팀을 꺾으려고.. 2018.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