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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미즘6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모든 경계에서 꽃이 핀다 《벼랑 위의 포뇨》 ①배경 모든 경계에서 꽃이 핀다 사라진 직선 《벼랑 위의 포뇨》를 처음 보았을 때 그림체의 변화 때문에 초반 몇 분 동안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미야자키하면 디테일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유치원 아이들 보는 교육방송처럼 간단히 형태만 살린 바다 생물이 잔뜩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동물들은 다 귀엽고 재미있어 보였다. 하지만 서사도 기대 밖으로 단순했다. 인간이 되고 싶은 물고기 때문에 멀쩡했던 바닷가 마을이 물에 잠겼다가 다시 원상복귀되는 이야기였다. 마녀도 안나오고 지구가 멸망할 일은 더더구나 없다. 해일이 일어난다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주인공 인어공주도 예쁘지가 않았다. 심지어 얼굴형이 평범한 네모여서 나는 그것도 충격이었다. 엽기발랄한 사랑스러움이 빠진 것이다. 4살.. 2024. 3. 7.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청소는 나의 운명 《마녀 배달부 키키》③ 캐릭터 키키(3) 청소는 나의 운명 키키는 붉은 돼지 키키는 과연 어떤 마녀가 될까? 바닷가 마을에 계속 머무르게 될까? 설마 톰보와 결혼까지 하고? 키키는 마녀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리는 마법사 계열의 개시를 멋지게 알리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후의 마법사들과 비교해보면 키키에게는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온천장의 유바바는 다섯 손가락 전부 반지를 끼고서, 온갖 금은보화로 장식한 오피스와 내실(內室)에서 일한다. 움직이는 성의 하울도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자기 방을 엄청나게 꾸미고 살며 외모 가꾸기에도 소홀함이 없다. 바다 여신의 딸인 포뇨는 외모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그 어머니 그란 만마레 역시 귀걸이며 목걸이며 화려한 화장이 대단했다. 그란 만마레는 움직일 때마다 별빛과.. 2023.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