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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하야오25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청소는 나의 운명 《마녀 배달부 키키》③ 캐릭터 키키(3) 청소는 나의 운명 키키는 붉은 돼지 키키는 과연 어떤 마녀가 될까? 바닷가 마을에 계속 머무르게 될까? 설마 톰보와 결혼까지 하고? 키키는 마녀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리는 마법사 계열의 개시를 멋지게 알리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후의 마법사들과 비교해보면 키키에게는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온천장의 유바바는 다섯 손가락 전부 반지를 끼고서, 온갖 금은보화로 장식한 오피스와 내실(內室)에서 일한다. 움직이는 성의 하울도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자기 방을 엄청나게 꾸미고 살며 외모 가꾸기에도 소홀함이 없다. 바다 여신의 딸인 포뇨는 외모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그 어머니 그란 만마레 역시 귀걸이며 목걸이며 화려한 화장이 대단했다. 그란 만마레는 움직일 때마다 별빛과.. 2023. 12. 21.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자기만의 방에서 한 걸음 《마녀 배달부 키키》 ① 공간편 자기만의 방에서 한 걸음 시계 없는 마을과 시계 있는 마을 《마녀 배달부 키키》에는 두 개의 포스터가 있다. 하나는 아래로 바닷가 마을이 펼쳐져 있는 하늘 위를 키키가 부웅 난다. 다른 하나는 어두운 빵집 안에서 키키가 턱을 괴고 유리창 바깥의 풍경을 바라본다. 둘이 한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반대의 분위기다. 이처럼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키키는 가벼운 생기와 무거운 고독을 함께 껴안은 인물이다. 그래서 《마녀 배달부 키키》는 확 뚫린 창공과 꽉 닫힌 방이라고 하는 전혀 다른 두 개의 포스터가 필요할 정도로 소녀의 복잡한 수련기가 된다. 미야자키는 이 강도 높은 차이를 고향 마을과 바닷가 도시로, 도시와 숲으로 나누어서 심도 있게 다룬다. 우선 바닷가에 붙은 항구 .. 2023. 12. 7.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제각각의 모습으로 크다 제각각의 모습으로 크다 미스테리의 신, 토토로 이 영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다섯 살짜리 메이가 그들한테 붙여준 이름입니다. 진짜 이름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들은 아주 옛날, 이 나라에 거의 사람이 없었을 때부터 이곳 숲속에 살아왔습니다. 수명도 수천 년 이상이라고 합니다. 큰 토토로는 2미터 이상이 되기도 합니다. 푹신푹신한 털에 덮인 큰 수리부엉이인지 너구리인지 곰인지, 이 생물은 요괴라고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을 위협하지는 않고 마음 가는 대로 느긋하게 살아왔습니다. 숲속의 동굴이나 고목의 빈 구멍에 살며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어째서인지 이 영화의 주인공 사츠키와 메이의 어린 자매들한테는 들키고 말았습니다. 소란스러움이 싫어 인간들과 함께한 적은 한번도 없던 토토로들이었지만, 사츠.. 2023. 11. 30.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그대들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대들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인생 자체의 아들이며 딸이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서 오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그들은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에게 속한 것은 아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사랑을 줘도 되지만 당신의 생각을 주어선 안 된다. 그들의 마음은 당신이 방문할 수 없는, 꿈속에서도 방문할 수 없는 내일의 집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칼릴 지브란) 미야자키 하야오를 찾아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개봉하고 많은 이들이 작품을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해석했다. 여기에는 한국 개봉일 직전에 일본 지브리에서 진행된 스즈키 도시오의 인터뷰(링크)도 한몫을 했다. 스즈키 도시오가 주인공을 이끄는 왜가리-남자는 자신이며, 순수하게 탑을 계속 쌓아나가.. 2023.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