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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념4

희노애락의 우주적 스케일, '중(中)'과 '화(和)'가 지극해지면, 천지가 제자리에 있게 되고 만물이 자란다. 중(中)과 화(和) 희로애락이 아직 마음에서 일어나지 않은 상태를 ‘중(中)’이라 한다.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희로애락이 일어나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고 한다. (發而皆中節 謂之和) ‘중(中)’은 천하의 근본이다.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화(和)’는 천하에 두루 통하는 도이다. (和也者, 天下之達道也) ‘중(中)’과 ‘화(和)’가 지극해지면, 천지가 제자리에 있게 되고 만물이 자란다. (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 중용 1장은, 하늘이 부여한 성(性)을 따르는 것이 도(道)이고 그것은 교(敎)에 의해 지켜진다는 첫 구절로 시작해서, 희로애락과 천지만물의 관계를 말하는 이 구절로 끝난다. 중용을 처음 읽었을 때 이 구절이 참 놀라웠다. 문맥으로 보아서 ‘중(中)’과 ‘화(和)’가 지.. 2016. 6. 30.
[대학] 언제 백성은 스스로 춤을 추는가? [나의 고전분투기 - 『대학장구』] 휘말림의 정치학, 推己及人(추기급인) 지난 연재에서 예고한 대로 백성들은 왜 스스로 춤을 추는가? 군자는 왜 스스로 명덕을 밝히려 하는가를 생각해 보려고 한다. 『대학장구(大學章句)』의 3강령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新)民, 在止於至善。 (대학지도, 재명명덕, 재친(신)민, 지어지선。)」은 자신의 명덕을 밝혀서, 백성을 새롭게 하고, 지극한 선의 경지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덕으로부터 천하로 확장되어 나가는 推己及人(추기급인)의 구도다. 推己及人(추기급인). 자신을 밀어 붙여서 남에게 미친다. 나의 질문은 推己(추기)라는 의미가 대체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우선 明德(명덕)에 대해 주자가 무어라고 주석을 다는 지를 보자. 주자는 明德(명덕)이란 하늘이 부.. 2015. 12. 2.
[씨앗문장] 럭키 '루이'’와 『몸과 인문학』 스투피드한 스마트폰 중독, 나는 왜 스마트폰에서 손을 놓지 못할까?! 일전에 페이스북에서 누군가 공유한 아주 흥미로운 영상을 보게 되었다. 딸의 무용회(?)에서 본 "충격적인 장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스탠딩 코미디의 일부였다. 딸의 무용회에 다녀온 코미디언은 그곳에 온 부모들이 촬영을 위해 춤추는 아이들을 직접 보는 대신, 작은 저화질의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아이들을 보고 있다고 조롱하며 이야기한다. 그렇게 찍은 영상을 다시 보지도 않을 거면서 왜 찍고 있느냐고, 실제로 춤출 때도 보지 않았는데 찍은 것을 다시 보겠느냐며 말이다. 그렇게 '아무도 보지 않을' 순간을 SNS에 올리기 위해 왜 직접 바라보지 않느냐며. 스마트폰을 치우고 그 순간을 직접 보라고 말한다. 며칠 전에는 같은 코미디언의 다른 토크.. 2014. 6. 30.
그리스철학에 '사랑'을 묻다 자기배려와 사랑 토요일이면 둘째 아이 손을 잡고 조그만 산에 가는 것이 언제나 내게 큰 낙이다. 특히 산길이 도서관 뒷마당과 연결되어 있어서, 도서관 가는 산책 코스로도 일품이다. 물론 도서관에 갈 거라면 버스를 타고 가도 되지만, 그러면 산책하는 기분도 안 들고, 무엇보다 아들 녀석과의 정다움을 버스 유리창 풍경에 빼앗기는 것 같아, 되도록 이 길을 택하게 된다. 비탈길에선 내가 뒤에서 잡아주고, 바위가 나오면 내가 안아서 넘어간다. 평평한 길이 나오면 손을 잡고, 도란도란 그간 못 다한 얘기도 나눌 수 있다. 이러다 보면 가슴에 애틋함은 한껏 커져서, 아이에게 내 모든 것을 주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곤 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가지고 있는 것은 쥐뿔도 없으면서 뭔가 나눠주고 싶다니. 그래서 아내는 공.. 2012.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