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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6

봄의 목기를 닮은 혈자리 - 각손혈 올 봄엔 목기(木氣) 한 번 제대로 써 봐! 며칠 전 이사를 했다. 손으로 꼽아보니 스무 살이 된 이후로 지난 아홉 해 동안 벌써 여덟 번째 이사다. 나의 사주팔자에 가득한 역마의 기운이 이렇게 드러나는가 싶다. 그런데 이사를 자주 다니다 보니 좋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 물론 매번 짐을 쌌다 풀었다 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것도 자주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이사 하루 전날까지도 맘 놓고 유유자적할 수 있는 내공이 생겼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신체가 되었다고나 할까. 적어도 물리적으로는 말이다. 그러나 이사의 진정한 묘미는 실은 다른 데 있다. 이삿날에는 내게 줄줄이 딸린 물건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평소에는 몇 안 되어 보이는 것들이 모아 놓으니 한 트럭이다. 서랍이며 옷.. 2014. 3. 6.
내 몸의 부족한 음기를 채워주는 육미지황환 육미지황환, 정精을 부탁해! 귀는 신(腎)의 문(門) 네프론이 어쩌고, 보우만 주머니가 어쩌구 하면서 신장과 방광은 오줌을 만드는 기관이라고 배우던 고교시절, 대표적 입시생 증후군인 만성 두통과 소화불량으로 고생을 했다. 그래서 가끔 한의원에 갔다. 두통으로 가도, 소화불량으로 가도, 언제나 근본적으로 신장과 간이 약해서 그렇다고 하는 한의사를 보며 이분은 돌팔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두통과 소화불량이 신장, 간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의역학 공부를 시작한 후 그렇게 말한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좀 뜬금없을지 몰라도 이것은 당구의 쓰리쿠션원리로 설명이 가능하다. 당시 선생님은 진맥이나 망진(몸이나 얼굴을 통해 드러나는 특성으로 진단), 문진(질.. 2013. 11. 29.
귀울림에 좋은 혈자리, 액문혈 액문, 원기충전 팍팍!! 이모, 우리 차 교통사고 났어요! 지난 달 말, 동생에게 교통사고가 났다. 중부고속도로를 100km로 달리고 있는데 차선 변경을 하려던 뒤차가 그대로 동생차를 들이박았다. 차는 충격으로 360도 회전, 중앙분리대를 들이박고 갓길에 가까스로 멈춰 섰다. 차는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앞뒤 범퍼는 모두 찌그러지거나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고, 운전석 앞 유리창이 깨지고 조수석 유리창도 박살이 난 상태였다. 결국 차는 보험사의 결정에 따라 폐차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 차가 이 지경인데 사람은? 동생은 멀쩡했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4살 먹은 조카의 왼쪽 이마가 살짝 찢어진 것 외에는. 조카의 이마에서 처음에는 피가 꽤 났던지 입고 있던 외투에 피가 좀 묻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병원에 도착했을.. 2013. 11. 21.
너의 숨소리가 들려?! 청궁혈을 눌러주세요~ 워~ 워, 과속은 이제 그만 에너자이저, 백만 스물둘 이제 와 돌이켜보니 스무 살 이후, 내 삶은 과속의 연속이었다. 과유불급이라는데 뭘 하든 넘치고 지나쳤다. 하려고 마음먹은 일은 무엇이든 너~무 열.심.히. 했다. 대학을 마칠 때까지 공부도, 운동도, 연애도 열나게 했다. 졸업하고 1년 동안 임용고시 공부에 매진해서 교사가 되었다.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아이들 가르치는 데 필요하다 싶은 온갖 연수를 받으러 다녔고, 학급운영 자료집에 나오는 다양한 활동들을 아이들과 함께했다. 집단상담, 단합대회, 생일잔치, 뒤뜰야영. 학교 내 교사모임에, 지역 모임까지 해야 할 일들이 넘쳐났다. 그것들을 모두 해내느라, 거의 매일 잠들 때면 ‘완전 방전’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푹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른 .. 2013.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