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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3

백이, 폭력으로 폭력을 막는 것에 대한 물음 모두 성인의 길이라 했던무왕의 행군을 막은 백이 사기(史記)에는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열전의 첫 편은 정의의 이름으로 폭군 주(紂)를 처단하러 가는 무왕의 길을 막은 백이가 등장한다. 무왕의 말고삐를 잡은 사람은 나이 들고 힘없는 노인, 그가 무왕에게 질문한 것은 이것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례도 치르지 않고 바로 전쟁을 일으키다니, 이것을 효(孝)라고 할 수 있습니까? 신하가 군주를 죽이는 것을 인(仁)이라 할 수 있습니까?" 어쩌면… 아버지 장례도 마치지 않고 정벌 전쟁을 하는 것이, 그리고 아직은 신하의 입장에서 군주를 치러가는 것이 무왕의 마음 한구석을 불편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왕은 그런 마음을 애써 감추고 역사에 길이 남은,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牝鷄之晨.. 2015. 10. 19.
18세기 조선 지식인들의 생태학을 마무리하며 : 두 가지 단상 소리 한 번 질러보는 것도 운명입니다! 큰 바닷가 큰 강 언덕에 웬만한 어류들은 견줄 바 못 되는 어마어마한 괴물이 하나 있습니다. 그 괴물은 물을 만났다 하면 변화무쌍하게 비바람을 일으키고 하늘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일도 어렵지 않으나, 물을 만나지 못하면 그저 몇 자 몇 마디 되는 곳 안에서만 움직일 뿐이지요. … 곤궁하게도 메마른 곳에 처박힌 채 스스로 물을 구해 올 재간이 없어, 저 수달들의 비웃음을 받아온 지 여덟아홉 해가 되어갑니다. 힘 있는 자라면 그 곤궁함을 불쌍히 여겨 다른 데로 옮겨주는 것도 손 한 번 들고 다리 한 번 움직이는 수고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불쌍히 여겨주는 것도 운명이요, 불쌍히 여겨주지 않는 것도 운명입니다. 이 모든 게 운명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리 .. 2015. 3. 17.
성인에게 배우는 난세를 사는 법 - 지화명이 지화명이,성인에게 배우는 난세를 사는 법 『주역』 「계사전」에는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爲道)라는 말이 있다. 풀이하자면 한번 음하고 한번 양한 것이 도(道)라는 말이다. 짧고 쉬운 문장이지만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좀 더 알기 쉽게 의역해보자. ‘일음일양지위도’라는 말은 음양의 끊임없는 순환이 바로 천지자연의 법도라는 뜻이다. 이것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지난 시간에 살펴본 화지진과 오늘 살펴볼 지화명이(地火明夷)다. 화지진은 어떤 괘였나? 기억나지 않는다면 화지진의 괘상(卦象)이라도 떠올려보자. 땅(곤삼절, 팔곤지)에서 화(이중절, 삼리화)가 나와서 중천에 떠 있는 모습, 태양이 동쪽 하늘에서 솟아올라 창공에서 타오르는 형상이 화지진이었다. 예컨대 이것을 일양(一陽)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리라.. 2015.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