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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주의4

새로운 삶과 정치를 꿈꾸는 자, 전위가 되라!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 전위는 새로운 삶과 정치를 꿈꾼다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의심할 줄 알아야 행동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의심을 찬양한 바 있다. 아마도 실천하려면 따질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의미에서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Chto delat’?, 1902)는 제대로 의심하고, 앞서서 실천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보여 준 드문 텍스트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언어가 혈혈단신 적진으로 들어간 장수의 호흡처럼 거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레닌도 통념에 자리 잡아 인기를 얻는 데 급급한 사람들과 레닌 자신이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다는 점(「서문」)을 분명히 했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레닌은 이들과 전쟁 중이었다. 레닌이 이 책을 쓴 것.. 2013. 3. 20.
혁명을 ‘혁명’한 아웃사이더, 레닌 꿈꾸는 혁명가,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1917년 7월 9일 레닌(Vladimir Il’ich Lenin, 1870~1924)과 지노비예프는 서둘러 페트로그라드를 빠져나갔다. 3개월 전 레닌은 「4월 테제」에서, ‘모든 권력은 소비에트로!’, ‘임시정부 타도!’라고 폭풍처럼 선언했었다. 임시정부는 곧 무너질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독일 스파이로 몰려 도피하는 처지가 되었다. 턱수염을 깎고 가발을 쓴 레닌은 호숫가 마을 라즐리프(Razliv)의 헛간 고미다락에 몸을 숨겼다. 간혹 인근에서 총소리가 나자 그는 “이제 어떻게 죽어야 할지 택해야겠군”이라고 내뱉기도 한다. 그만큼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벼랑 끝. 하지만 그런 긴박한 와중에도 레닌은 은신처 라즐리프의 거센 비바람 그리고 수도 없이 날아드는 모.. 2013. 3. 6.
우리, 또다른 갱신자들 푸코가 말하는 푸코 #무엇보다도 먼저 나는 지난 20여 년 동안 쓰여진 내 저작이 목표하는 바가 무엇이었나를 말하고자 한다. 그것은 권력의 현상들을 분석하거나, 혹은 그러한 분석의 기초를 정교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의 목적은 우리 문화에서 인간이 주체로 되는 방식인, 상이한 양식들의 역사를 창조하는 데 있었다. 내 저작은 인간을 주체로 변형시키는 대상화의 세가지 양식(three modes of objectification)을 다루어 왔다. 첫 번째는 스스로에게 과학의 지위를 부여하고자 하는 질문양식이다. 일반문법(grammaire gênerale), 철학, 그리고 언어학에서, 말하는 주체를 대상화시키는 것이 그 예이다. 이 양식의 또다른 예로서, 생산주체, 즉 노동하는 주체를 부와 경제학.. 2012. 11. 6.
불가능성은 혁명하는 자의 혁명! 타자, 유령, 혁명 약선생(감이당 대중지성) 한동안 나는 출근길에 매번 똑같은 노숙자와 마주쳤다. 그는 항상 정류소의 번호 표지판에 기대어 서서 초점 잃은 눈으로 행인들을 이리 저리 바라보았다. 지나가는 행인들도 그가 그런지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아무런 관심도 없이 지나갔다. 출근길의 흔한 풍경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물론 지나갈 때마다 풍기는 매캐한 냄새는 마치 다른 세상, 다른 아침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그때마다 목욕탕으로 끌고 가서 한바탕 물을 뿌려주고픈 마음도 생기곤 했다. 하지만 그런 그와 눈이 마주칠까 두렵기도 하고, 인생에 이런 불유쾌한 일이 한 둘이냐 싶어, 이내 세상의 다른 행인들과 잘 섞여 지나가야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얼마 지나자 그 매캐한 냄새도.. 2012.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