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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10

[복희씨가들려주는동의보감이야기] “바보야, 문제는 리듬이었어!” “바보야, 문제는 리듬이었어!” 몸은 ‘오랫동안’을 싫어한다 양성의 도는 오랫동안 걷지도 말고, 오랫동안 서 있지도 말고, 오랫동안 앉아 있지도 말고, 오랫동안 누워 있지도 말고, 오랫동안 보지도 말고, 오랫동안 듣지도 말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수명을 단축시키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허준, 『동의보감』, 동의문헌연구실 옮김, 법인문화사, 2012, 215-216쪽) 이 글을 읽자마자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좀 일어나서 움직이세요. 그러다 진이 다 빠질 것 같아요.” 연구실 공부방에서 함께 지내던 학인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 그분은 한 번 책상 앞에 앉으면 보통 한두 시간은 앉아 있다. 처음에는 집중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왠지 저런 자세로 오래 있으면 안 될 것 .. 2022. 11. 3.
시중의 시간성 : 선한 것 중에서 적중한 것을 택하는 새로운 리듬 시중(時中)의 시간 지난 연재에서 나는 중용(中庸)을, 가차 없이 흐르는 시간인 크로노스와 잡아채는 시간인 카이로스 시간의 공존으로 읽었다. 두 시간은 서로 상관적이다. 카이로스의 시간이 없다면 시간이 흐른다는 것조차 알 수 없을 것이고, 카이로스의 시간 역시 크로노스의 시간이 없다면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리적으로는, 가차 없이 흐르는 시간인 크로노스와 잡아채는 시간인 카이로스는 서로 양립할 수 없다. 논리란 모순을 허용하지 않는다. 전자의 시간은 흐르는 것이고 후자의 시간은 흐르는 시간을 멈춰 세워야 비로소 포착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두 시간은 서로 모순적이다. 나는 논리적으로는 공존할 수 없지만 구체적 삶에서 두 시간은 공존하는 것이고, 그 공존 가능성을 포착하는 것이 .. 2016. 7. 28.
"군자가 중용을 행한다는 것은 시중하는 것이다" 시중이란 무엇인가?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시간의 공존, 시중(時中) 『중용』은 텍스트 전체가 자연의 질서에 인간의 질서를 어떻게 합치시킬 것인가에 바쳐져 있다. 자연의 질서에 인간의 질서가 연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고대 중국을 비롯한 전근대사회의 특징적인 사유패턴이다. 근대이전에는, 자연의 질서와 상관없이 인간이 만들고 개조하는 것이 사회라는 생각은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런 이유로 전근대사회의 사회구조는 동양이든 서양이든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사회구조를 바꾼다는 것은 자연의 질서가 바뀐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의 우주론은 중심과 주변이라는 정해진 자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고대의 신분제와 합치했다. 고대중국에서는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북극성은 황극으로서 천자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2016. 7. 14.
[임신톡톡] 임신 중 증상 - 자학, 감기, 자현 임신 중에 겪는 증상들을 ‘생의 선물로’ - 자학, 감기, 자현 - 자학: 여름은 여름답게 임신부가 학질(瘧疾)에 걸려 오한(惡寒)과 신열(身熱)이 나는 것을 ‘자학(子瘧)’이라고 한다. ─「잡병편」, 부인, 법인문화사, 1,673쪽 자학은 '뒤끝'이 있는 병이다. 임신부가 보낸 여름을 몸이 기억해 뒀다가 가을바람과 만나면 그 기억을 끄집어내서 학질이라는 혹독한 병으로 뒤늦게 책임을 묻는다. ‘나는 지난여름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며. 『동의보감』에서는 “앓는 증상이 사람을 견디지 못하게 학대한다고 하여 학질이라 한다.” 고 병명의 유래를 밝힌 다음, 그 증상을 자세히 묘사해 놓았다. “학질이 처음 발작할 때는 먼저 솜털이 일어나고, 기지개를 켜고 하품이 나며, 한기가 들고 떨려서 턱이 서로 부딪치고.. 2015.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