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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4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청소하기의 신화학 청소하기의 신화학 청소의 어려움과 두려움 청소는 무서운 일입니다. 치우고 돌아서면 또 치울 것이 나오고 어제 치웠어도 오늘 치워야 합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고, 심지어 한도 없습니다. 멈추면 죽는구나, 하는 절박감을 주는 활동 중에 청소만한 것이 또 있을까요? 그런데 누구나 해야 하고, 죽기 직전까지 멈출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상 속에서 또 제일 부정되는 일이 청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반 일리치가 비판하듯 근대의 청소가 임금 노동의 보완물인 그림자 노동으로 되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내일 또 어질러져 있을 텐데 오늘 안할 수도 없고 아무리 해도 그 자체로는 어떤 의미도 가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청소는 무용과 허무라고 하는 무시무시한 어둠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직시하기가 두렵습니다. 청소.. 2022. 12. 19.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신화는 지렁이를 부르네 신화는 지렁이를 부르네 그 많던 지렁이는 어디로 갔을까? 8월 중순에 한반도에 큰비가 내렸습니다. 9월 첫째 주,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북상중입니다. 매일의 뉴스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전세계를 강타하는 기후변화입니다. 알래스카에 화재가 나고 남미에 눈이 내리는 등, 기후대 자체를 뒤흔드는 예측불가의 변화가 엄청난 규모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구별은 어찌 되려는 걸까요? 이런 세상에 아이들이 크고 있다니 두렵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저 한 사람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재앙인 것 같아 무력감도 듭니다. 세종에 한참 비 많이 내리던 날 쓰레기 분리를 위해 아파트 현관을 나섰습니다. 지렁이 한 마리가 힘차게 비를 맞고 있었어요. 문득, 지렁이 본 지가 꽤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오는 날.. 2022. 9. 5.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신화의 테마 ⑦ - 가족은 치유한다 신화의 테마 ⑦ - 가족은 치유한다 무지개뱀과 가족 개구리가 될 테야! 친구가 곧 아이를 낳습니다. 재치있으면서도 듬직해서 주변을 편안하게 해주었기에 훌륭한 엄마가 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어질고 느긋하게 육아를 해나갈 예비엄마에게 응원을 보내면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 가족이란 ‘누구’를 만나 ‘누구’의 부모가 되는 문제라기보다는 타인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줄 것인가하는 과제를 껴안고 살아가는 사이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화는 역시 작지 않은 가르침을 줍니다. 신화가 가족을 이루는 방식은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가 「개구리왕자」(『그림형제 민담집』(현암사))에 익숙하기 때문이지요. 공주는 개구리 씨의 신부가 됩니다. 왜 개구리일까요? 양서류이기 때문이지요. 물에서도 살고 뭍에서도 .. 2022. 7. 25.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나르시시즘과 싸우는 증여의 신화학 신화논리② 구체의 과학(2) 나르시시즘과 싸우는 증여의 신화학 1. 호모 파베르, 만물을 수단화하는 존재? 인류는 언제 출현했을까요? 고인류학에서 인류의 기원을 물을 때에는 몇 가지 기준을 적용시킵니다. ‘직립, 머리크기, 도구, 이빨’(링크) 재미있지요? 이빨 크기와 모양이 왜 들어가는 것이며, 도구와 이빨이 또 무슨 관계이길래요? 더 흥미로운 점은 이 기준들은 순서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인류의 ‘출현’ 시점을 잡는 데에는 이빨의 모양보다 직립의 증거가 더 중요하다고 해요. 사실 모든 요점들이 진화론적으로 연결되어 있기는 한데요, 두 발로 서게 된 이후에 자유로워진 두 손을 어떻게 쓸 궁리를 하다가 머리가 커지고, 그 결과 실제로 불을 사용하게 된다든지 돌도끼를 깨고 간다든지 해서 자연물을 더 활발하.. 2022.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