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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노애락의 우주적 스케일, '중(中)'과 '화(和)'가 지극해지면, 천지가 제자리에 있게 되고 만물이 자란다. 중(中)과 화(和) 희로애락이 아직 마음에서 일어나지 않은 상태를 ‘중(中)’이라 한다.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희로애락이 일어나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고 한다. (發而皆中節 謂之和) ‘중(中)’은 천하의 근본이다.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화(和)’는 천하에 두루 통하는 도이다. (和也者, 天下之達道也) ‘중(中)’과 ‘화(和)’가 지극해지면, 천지가 제자리에 있게 되고 만물이 자란다. (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 중용 1장은, 하늘이 부여한 성(性)을 따르는 것이 도(道)이고 그것은 교(敎)에 의해 지켜진다는 첫 구절로 시작해서, 희로애락과 천지만물의 관계를 말하는 이 구절로 끝난다. 중용을 처음 읽었을 때 이 구절이 참 놀라웠다. 문맥으로 보아서 ‘중(中)’과 ‘화(和)’가 지.. 2016. 6. 30.
대설(大雪), 눈세상이 오다 대설, 눈에 대한 이야기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갑자기 세상에 없던 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얗고 가볍고 차갑고 또 금방 사라지는, 눈이다. 그리고 그것은 세상의 풍경을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그래서 눈은 사람의 마음 또한 부지불식간에 바꿔버리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눈의 혁명성!^^ 며칠 전 눈이 내리자 누구보다도 열일곱, 열여덟 살의 우리 아가씨들이 신이 났다. 방과 후에 얄짤없이 교문을 나서던 아이들도 눈으로 장난질을 하면서 꺄르르 웃거나, 손이 빨게 질 때까지 눈사람을 만드느라, 눈밭인 학교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눈이라는 게 참 이상도 하지. 대체 그게 뭐 길래,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이렇듯 무장해제 시켜버리는지 모르겠다. 차가운 마음을 녹이는 차가운 눈. 오늘은 소설(小雪)에 이은 대.. 2012.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