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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혁49

[헤테로토피아] 계보학, 하찮은 것들에서 권력을 찾다 계보학, 하찮은 것들에서 권력을 찾다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오생근 옮김, 나남, 2003(재판). 루쉰의 『외침』 서문은 그 글이 사후적으로 소급해 쓴 글임을 고려하더라도, 그가 묘한 상황에 부닥쳐 있음을 어렴풋이 알게 해준다. 전당포에서 어렵사리 얻어온 돈으로 사기에 가까운 한의사 처방에 맡기다가 아버지가 죽고 집안은 밑바닥으로 추락한다. 그때 그는 “다른 길을 걸어 다른 곳으로 도망을 가 다르게 생긴 사람을 찾아”보려고 했다(루쉰전집 2권 22쪽). 센다이 의대에서 러일 전쟁 필름을 보다가 건장한 체격의 중국인이 구경꾼에 둘러싸여 조리돌림을 당하는 장면을 보고, 의학에서 문예 운동으로 탈주한다. 그때 만든 잡지 이름이 『신생』(新生). 그러나 그마저 물주가 달아나 실패한다. 그가 말했듯이 젊.. 2022. 6. 17.
[헤테로토피아] 20세기 정치경제학 비판 – 노동 ‘주체’ 속으로 난입한 자유주의 20세기 정치경제학 비판 – 노동 ‘주체’ 속으로 난입한 자유주의 미셸 푸코, 『생명관리정치의 탄생-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8~79』, 오트르망(심세광, 전혜리, 조성은) 옮김, 난장, 2012. 자본시장의 고고학적 신체 연초 회사는 전년도 마감한 후에 실적을 평가하느라 정신없다. 내가 있는 금융기관은 시장 금리가 농구공처럼 급격히 튀어 올라 시장을 상대하는 직원들도 정신없어한다. 30년 동안 이 짓을 하며 살아왔는데도 이런 상황이 돌아오면 매번 똑같이 힘들다. 매번 똑같은 상황을 경험하고 또 경험해서 신체가 어련히 단련되었거니 하다가도, 그런 상황이 또 돌아오면 그때마다 같은 강도로, 그렇지만 매번 다른 양상으로 내 신체를 강타한다. '사건'이란 똑같아 보여도 그때그때 맥락에 따라 다른 특이성을 품고.. 2022. 4. 22.
[헤테로토피아] 새로운 광기가 나타났다 새로운 광기가 나타났다 미셸 푸코, 『광기의 역사』, 이규현 옮김, 오생근 감수, 나남, 2020(재판). 공룡의 고고학과 침묵의 고고학 푸코의 고고학적 저서들, 특히 『광기의 역사』, 『임상의학의 탄생』, 『말과 사물』 등을 읽으면, 어딘지 주제와 소재들이 난삽하게 분열되어 있고, 심한 경우 서로 아무런 관계없이 따로따로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예컨대 『임상의학의 탄생』에서 언어와 의학의 관계는 분명하게 와닿지도 않고, 그걸 설명하기 위해서 의학을 굳이 끌고 와야 할 이유를 알지 못하며, 『광기의 역사』에서는 광기가 정말 있긴 있는데 부당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만들어 어처구니없게 억압하고 있다는 건지 헷갈린다. 또 『말과 사물』에 나오는 에피스테메 역시도 .. 2022. 3. 25.
니체와 만난 북드라망의 책들! 니체와 만난 북드라망의 책들! 니체는 수많은 서양철학자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입니다. ‘망치를 든 철학자’였기 때문인지, ‘명랑철학’을 했던 때문인지, 단순히 “신은 죽었다”는 그 말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그의 유명함은 그의 영향력을 말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떤 영향력이냐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요. 좋은 텍스트란 한 사람이 열 번을 읽어도 열 번을 다르게 만날 수 있고, 열 사람이 같이 읽어도 열 가지의 색깔을 주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체는 그런 의미에서 좋은 텍스트이고요, 다행히 북드라망에서도 이 텍스트를 만난 저자 선생님들의 글을 책으로 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니체 사용설명서』는 ‘재미없는 남자’가 명랑성을 회복하기까지 니체.. 2022.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