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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보 활보(闊步)39

나 혼자 '잘' 산다? 자립의 두 얼굴 - 자유와 권태 사이 자유로움과 권태 사이 나는 올해들어 이용자 둘을 번갈아 활동 보조 하고 있다. 평일은 H와 함께 보내고, 일요일에는 J를 만나러 간다. (나와 J는 H와 일을 시작한 지 일 년 정도 지났을 때 센터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다. 친구 사이인 그녀 둘을 동시에 ‘활보’하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우연이었다.) H와 J는 서른 즈음의 아가씨들로, 그 둘은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 그들은 같은 시설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그 곳에서 서로 친해졌다. 그들이 있었던 시설은 홀트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시설 안에는 장애인시설, 미혼모시설, 병원, 식당, 밭, 교회, 특수학교 등이 모여 있다. 그 안에서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었기에 특별한 일이 아니면 시설 밖을 빠져나와 본 적이 없었다. 그들에게 시설은 곧 온.. 2015. 12. 4.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는 '진정한' 활보가 되는 과정 변화의 과정 장애인 활동보조(이하 활보)를 시작 한 지 어느 덧 4개월 차. 그새 계절 하나가 지나간 걸 보면 짧은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허나 막상 지난날들을 글로 풀어내려고 하니 어찌 적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너무 거창한 걸 쓰려고 하는 내 욕심 때문인가? 그래서 난 욕망을 떨쳐내고 여태껏 활보를 하며 경험했던 과정, 바뀌어 갔던 생각들을 담담하게 적어보기로 했다. 더위가 스멀스멀 다가오던 5월. 난 필동의 한 돈가스 집에서 주방보조로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무렵 연구실에는 활보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한여름의 주방은 지옥이라는 걸 직감했던 것일까? 괜스레 나도 그 부드러운 바람에 휩쓸리고 싶었다. 얼마 뒤 시절인연이 맞았던지 연구실 G형은 나에게 이용자 G형을 소개시켜줬다. 그렇게 .. 2015. 11. 6.
나는 화장실에서 하는 모든 일을 제일 잘하지! 화장실 청소가 가장 쉬웠어요 활동보조 일을 시작한 지 5개월이 되었다. 스스로 돈을 버는 일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서울 오기 전 남원에 있는 돈가스 집에서 서빙을 하는 일이 내 첫 아르바이트였다. 나름대로 일을 즐겼고 싹싹하게 손님을 대해서 사장님에게 귀염을 받았었다. 하지만 일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일 나가기 싫다고 부모님께 많이 투덜거리기도 했었다. 다행히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돈을 모아 감이당에 공부하러 올라왔다. 그런데 돈 관리를 해본 적이 없어서 두세 달 만에 돈이 바닥나버리고 말았다. 다시 일하려는데 이번에는 서빙 말고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 마침 감이당 사람들은 색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바로 활동보조이다. 이걸 알게 된 이상 지체 없이 도전하기로 했다. 교육을 마치고 운 좋게.. 2015. 10. 2.
과거 나에게 다시 배우는 진정한 '자립'의 마음가짐 그 활보의 흔적은 다 어디로 갔나 작년 10월부터 시작한 활동보조 일이(이하 활보) 근 한 달 전인 올해 7월부로 마무리 되었다.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나(?) 다시 용돈을 받으며 편히 먹고 자는 생활 중. 고작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이 흐른 지금, 활보를 하는 나와 하지 않는 나의 생활은 매우 다르다. (지하철을 달렸던 시간에 방을 기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생각해보면 그때의 내 모습이 참 낯설다. 넌 누구냐!, 활보를 하는 나의 모습이 궁금해지더라. 그래서 던진 ‘활보를 하는 나는 어땠지?’라는 질문. 낯설게 느껴지는 내 모습을 돌이켜보면서, 활보를 통해 얻은 배움 중에 혹여 벌써 저 구석으로 치워 놓고 잊은 것이 있진 않을지 살펴보고 싶었다. 그러자 활보를 통해 처음으로 스스로를 먹여 살려봤었고 .. 2015.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