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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CDLP) 스토리21

Damien Rice, 『O』 - 그립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시절에 대하여 Damien Rice, 『O』 - 그립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시절에 대하여 때는, 2000년대 중반, 나는 엉겁결에 취직을 했고, 회사에 적응을 못했다. 그러다가 대충 밥값은 할 수 있겠다 싶을 때쯤에는 연애에 실패했다. 회사에서 집까지는 너무 멀었다. 결국 자취를 하기로 하고, 방을 구하기는 했는데 역삼동의 월세는 너무 비싸서 룸메이트도 함께 구해야 했다. 어쨌든, 룸메이트도 방도 구하기는 구했다. 회사일이 손에 좀 붙었다고는 하지만, 재미도 없고 보람도 없고 별로 배우고 싶지 않은 것들을 계속 배워야 하는 삼중고는 끝나지 않았다. 와중에 당시 사귄 지 1년 좀 넘은 여자친구는 '안녕' 하고는 훌쩍 외국으로 떠나버렸고, 엄마나 대학시절의 선후배들과 통화라도 하고 나면 도무지 해소되지 않는 부채의식 .. 2020. 8. 7.
레드 제플린 『The song remains the same』 -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레드 제플린 『The song remains the same』 -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답한다. 지미 페이지라고. '지난 번엔 지미 헨드릭스라고 그러지 않았나?'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가장 존경하는 기타리스트라고 답하겠다. '듀안 올맨도 그렇게 끝내준다며?'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최고죠'라고 답할 수밖에.(이 코너에서 언급한 적은 없지만 가장 자주 듣는 기타리스트는 에릭 클랩튼이다.) 뭐 어쨌든 내가 가장 '(아이~)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는 지미 페이지다.(물론 목록을 더 만들수도 있다.) 중학생 때였다. 여드름도 꽤 많이 났었고, 1년에 막 12센치미터씩 자랐던 시절이다. 당연히 온몸에 에너지가 끓어넘쳤다. 매일매일 농.. 2020. 6. 19.
듀안 올맨 『An Anthology』- 영웅은 영광을 얻으면 죽는다 듀안 올맨 『An Anthology』- 영웅은 영광을 얻으면 죽는다 좋아하는 앨범과 그저그런 앨범을 가르는 기준이 있으신지……? 나의 경우엔 아주 명확한 기준이 있다. 턴테이블이든, CD플레이어든 음반 한장을 걸어 놓고 1번부터 듣기 시작한다. 1번 곡이 끝나고 나면, 2번 곡이 시작되기 전 짧은 공백이 있는데, 이때 이미 2번 곡의 전주를 머릿속에서 재생하기 시작한다. '따라 따라 따라라~', 이런 식의 두뇌재생이 마지막 트랙까지 계속 이어지면 '좋아하는 앨범', 중간에 이가 빠진 채로 재생이 된다면 '흠 대충 괜찮은 앨범', 다음 곡이 뭐였더라 싶으면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앨범이거나 '그저그런 앨범'이다. 더 세분하자면 혼자 '떼창'이 가능하면 '우왕 굿!'급 앨범이다. 여기서 '떼창'은 여러명이.. 2020. 6. 12.
티렉스, [Electric Warrior] - 들어본 적 없는 리듬, 걷기에 딱 좋은 리듬 티렉스, [Electric Warrior]- 들어본 적 없는 리듬, 걷기에 딱 좋은 리듬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20세기 소년』의 제목 '20세기 소년'은 아시는 바와 같이 노래 제목이다. '20th century boy'라는 노래인데, 이 노래는 생각건대, 원곡보다 리메이크 버전이 한국에서 더 유명할지도 모르겠다. X-Japan이 부른 버전 말이다. 그럼 원곡은 누구의 곡이냐, 오늘 소개할 티렉스의 곡이다. 만화 『스트라토』에 따르면 우라사와 나오키는 직접 밴드도 하고, 밴드를 하는 만화가들 중에서는 기타를 잘 치는 것으로 소문난 실력자이기도 하다고 한다. 『20세기 소년』만 보더라도 '록덕후'들의 정서를 자극할 만한 코드들이 잔뜩 들어 있다. 우드스탁 라이브에 관한 켄지의 대사나, 밴드를 하다가 말.. 2020.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