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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열의 자기만의 고전 읽기46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9) : 한비자 개요 ⑤ 복합적인 사상의 결(3)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9) : 한비자 개요 ⑤ 복합적인 사상의 결(3) 3) 당대 여러 사상조류를 검토하고 사상 선배들을 비판적 음미했다. 「난세」(難勢)는 신도(愼倒)의 세(勢) 논리를 논박한 글로, 세(勢)를 검토해 자신의 사상으로 수용하는 장면이, 「정법」(定法)은 세(勢)뿐 아니라 신불해(申不害)의 술(術)과 상앙(商鞅)의 법(法)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상앙의 법사상과 관련해 「칙령」(飭令)과 「제분」(制分)을 두어 법 사상을 따로 다룬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당대사상에 대한 비판이 자신의 사상 정립에 필수임은 두 말이 필요치 않다. 당대 경쟁자들을 비판한 글은 학술사 연구에 좋은 자료다. 「현학」(顯學)이 대표적인 글로 당시 현저한 영향력을 가졌던 유가와 묵가(墨家)에 .. 2022. 10. 6.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8) : 한비자 개요 ④복합적인 사상의 결(2)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8) : 한비자 개요 ④ 복합적인 사상의 결(2) 2) 이전 사상에 대한 검토다. 한비는 자신의 사상적 토대를 역사에 비춰 볼 뿐 아니라 근본적인 사고의 측면에서도 따져보았다. 철학적 기반을 두드려보는 일이 필수적이었는데 그가 선택한 고전은 『노자』(老子)(道德經)였다. 현실에 대한 예리한 안목은 『순자』에게 힘입은 바 크고 『순자』의 논거에 기대 구체적 제도를 구상하는 쪽에 힘을 기울였지만 제도의 기반을 떠받치는 근거에 대해서도 한비는 고민이 깊었다. 『도덕경』은 당대에 이미 심오한 사고를 품은 책으로 널리 알려진 듯한데 한비는 『노자』를 재해석하고 소화해 법(法) 사상의 초월성을 확보하려 했다. 법이 통치의 수단을 넘어선다는 의미에서 이는 중요한 작업이었다. 논어.. 2022. 9. 15.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7) : 한비자 개요 ③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7) : 한비자 개요 ③ 복합적인 사상의 결(1) 한비의 세계는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그의 사상 이면에는 역사에 대한 통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한비는 이전의 역사를 상세하게 검토해 거기서 얻은 결론을 자기 사상으로 체계화했다. 적지 않은 역사자료가 참고로 수록되었다. 역사적 전례뿐 아니라 이전의 사상을 검토하고(노자 해석포함) 당대의 학술도 포괄해 이를 자신의 사고와 견주는, 역사의식과 현실감각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 부분은 중요하기 때문에 셋으로 나눠 얘기할 수 있다. 1) 자료로서의 역사와 그 해석이다. 역사의 쓸모를 누가 모르랴마는 당위로 떠드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있다. 역사의 효용을 잘 알기에 기록성에 대한 한비의 감각은 남다르다. 『한비자』에 .. 2022. 8. 25.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6) : 한비자 개요 ②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6) : 한비자 개요 ② 통치론 한비는 현실인식에 밀착해 통치를 구상했다. 그의 현실관의 연장에서 왕과 통치술이 거론된다. 한비의 해결책은 정책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통치술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했기에 정치사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당면한 문제에 대한 일회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군주와 통치의 근간을 따져 묻고 이에 대한 해답을 모색했다. 그의 세(勢)·술(術)·법(法)이 해석된 것도 이런 의미에서다. 군주와 국가를 둘러싼 현실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위기의식이 강했기에 진단이 여러 부문에 걸쳐 다양하게 언급될 수 있었다.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식인들의 글쓰기에서 나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지식 혹은 선입견으로 현실을 재단한다는 점이다.. 2022.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