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71 [쿠바이야기] 뎅기열을 공부하다 뎅기열을 공부하다 9월의 뻬스끼싸 9월 하순, 동맥 해부학을 막 끝내고 우리 모두 죽어가는 얼굴로 정맥 해부학에 돌입하던 무렵이었다. 갑자기 희소식이 들렸다. 수업을 잠시 멈추고 뻬스끼싸(Pesquisa)에 돌입하겠다고 학교가 공표했던 것이다. 뻬스끼싸라는 단어는 직역하면 문의, 탐구, 조사를 뜻한다. 그러나 쿠바의 의대에서 ‘뻬스끼싸’를 한다는 것은 연구실에 앉아서 신체에 대해 탐구하겠다는 게 아니다. 할당된 지역에 가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각 가정의 건강에 대해 문의하고 보고하겠다는 것이다. 왜? 그 지역에 전염병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즉, 뻬스끼싸란 당국의 입장에서는 학사일정을 멈추고 학생들을 동원할 만큼 전염병 사태가 심각하다는 소리다. 1학년 때도 뻬스끼싸를 몇 번 했었다. 뻬스끼싸 때문에 일.. 2020. 10.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