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

음양의 조화란 므흣한 것, 아니 사건을 만드는 것!!

by 북드라망 2011. 11. 17.
─기혼자의 『갑자서당』 읽기

편집부 몌미

저는 과자를 참 좋아합니다. 어렸을 적에는 말할 것도 없구요. 또 어릴 때에는 과자뿐만이 아니라 과자 CF도 참 좋아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제과업계 CF의 甲은 단연 O사.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으~음(응?)”이나 “재미로 먹고 맛으로 먹는 OOO 고래밥”, “언젠간 먹고 말거야!!”나 전원주, 김용림, 박미선, 안문숙이 텔레토비를 패러디해서 출연한 <오키>도 좋았지요. “오~오~키~이~” 막 이러면서….(아, 네… 이제 그만할게요;;;). 어쨌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과자와 CF는 “초코가 외로워 쿠키를 만났네. 초코 친구 쿠키 친구~♬”인데요. “음양이 교대로 찾아온다는 것 말고도 또 하나의 이치가 있으니 바로 음과 양이 만나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는 우주에 순환과 더불어 생성이 있게 하는 또 하나의 도이다. 이를 음과 양의 상생(相生)작용이라고 한다(『갑자서당』, 37쪽).” 음양의 상생을 말하는 이 중요한 순간에 초코가 외로워 쿠키를 만나 생긴 <초코칩쿠키>를 떠올린 저는 역시 그냥 이상한 사람이겠죠;;;;.

좌우간 외로운 건 초코만이 아니라서 저와 봉식아빠도 만났습니다. 양(陽)인 봉식아빠와 음(陰)인 제가 만나자 정말로 여러 가지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디다. 가족도 생기고 친척도 생기고 살림도 생기고 법적인 관계도 생기고 새생명도 생기구요(제 뱃속이 아니라;;; 혼전&혼후입양을 통한 두 마리의 자식이 있어요;;;). 이렇게 여러 가지 것들이 생기니 그 속에서 당연 좌충우돌이 있기 마련이고 그래서 신혼 초에는 부부싸움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고들 합니다만, 만으로 8년의 연애생활을 꽉 채우고 결혼한 저희 부부는 그야말로 알 것 다 알고 결혼한 사이라 새삼스레 ‘니가 이럴 줄은 몰랐다’ 하며 싸울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금요일 밤이면 이혼 위기 부부들의 댄스솔루션이 펼쳐지는 「미워도 다시 한번」을 보면서, “우린 이렇게 좋은데,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우린 절~대 그러지 말자~!” 뭐 이런 식의 인사치레도 해가면서 평탄한 결혼생활이 계속 이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이 교통(交通)하여 생명을 길러내듯, 결혼을 통해 음과 양의 조화와 생성을 이룬다.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면 사람이 한층 성숙해진다고 한다. 이것은 결혼을 통해 자신과 반대되는 세계를 마주함으로써 ‘일음지일양지’(一陰之一陽之)하는 도를 이루게 되기 때문이다. 서로 대립하는 음과 양의 기운을 화합시킨다는 것은 어렵고도 고귀한 일이며, 결혼은 그 힘겨운 길을 걸어가면서 천지의 조화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 류시성·손영달, 『갑자서당』, 39쪽

“결혼을 통해 자신과 반대되는(혹은 반대하고 싶은) 세계를 마주”한 날이 별안간 찾아왔습니다. 때는 2011년 7월, 남편의 주사+진상에 주민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고, 저는 술주정뱅이 남편 잘못 만나 마음고생하는 젊은 새댁이 되어 버린 그날;;; 결혼이고 나발이고 다 엎어 버리고 싶었던 그날… 좌우간 저는 참 슬기롭게 처신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달 뒤, 『갑자서당』의 39쪽을 읽으며 이렇게 생각했지요. “그랬구나~, 그때 내가 한 행동이 바로 ‘일음지일양지’한 도였구나” 하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갑자서당』에서는 어디까지나 지면 관계상 남녀라는 음양이 만나 아이가 생기고 또 그로부터 부모라는 새로운 관계가 생기는 것까지 다루었는데요. 지난 1년의 결혼생활을 돌이켜보니 남녀가 낳을[生] 수 있는 것은 아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성질인 음과 양으로 만나 일상적인 일들로부터 시작해서 상상도 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일들까지의 사건(혹은 사고)을 만들어 내고 또 만들어 내고[生], 이렇게 함께 만들어 낸 사건들을 조화시켜 ‘부모’가 되는 것이 결혼생활이 아닌가…, 『갑자서당』이 마침 결혼 1주년을 맞은 저에게 그런 가르침을 주네요.

그러니 여러분, 일단 만나십쇼(응?). 꼭 남녀가 아니더라도 나와는 ‘다른 것’과요(음양 별거 없어요~ 서로 다름 음양이고, 만나서 잘 되면 그게 음양의 조화여요~껄껄). 그래야 뭐라도 하나 만들어집니다. 뭐부터 만나나 고민되시면 일단 『갑자서당』부터라도…(ㅋㅋ).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완전 ‘다른’ 의역학의 세상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사주명리 한자교실, 갑자서당 - 10점
류시성.손영달 지음/북드라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