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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3

[약선생의 도서관] 『맹자』 - 우리 모두가 군자가 되고 있었다! 삶을 버리고 의를 택하다 『맹자』 공자나 맹자라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돌리던 때가 있었다. 공자나 맹자는 효도나 충성만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사람처럼 여겨졌다. 물론 동양학 붐으로 동양 철학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사라졌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찾아서 전통 유가 사상에 흥미를 느껴보진 않았다. 공맹(孔孟)은 여전히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이며, 억압적이라는 게 당시 내가 가지고 있는 감각이었다. 그런 감각은 철학이라는 공부를 하게 되어도 여전해서, ‘사서’(四書)를 읽는 세미나나 강의에는 일절 기웃거리지 않았다. 심지어 연암 박지원의 「백이론」 수업을 듣고, 이게 무슨 보수 신문의 논조냐고 볼멘소리를 해대기도 했다. 어떤 정치적 입장이었든, 백이도 자기 길을 가고, 무왕과 태공도 자기 길을 간다고 한 것.. 2016. 2. 16.
"좋은 것은 끝이 있고, 끝이 있는 것은 좋은 것이라네" 약선생의 철학관을 끝내며 돌연한 출발 프란츠 카프카의 글에 「돌연한 출발」이라는 단편이 있습니다. 하인에게 명령하는 걸로 봐선 주인공인 ‘나’는 귀족일 것입니다. 큰 성에서 편안히 지내던 귀족은 어느 날 하인에게 마구간에서 말을 끌어내 오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먼 데서 트럼펫 소리가 울려오기도 하지요. 아마 저 멀리 전쟁이 일어나고 있을지 모릅니다. 혹은 축제일지도요. 그러나 하인은 주인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합니다. 심지어 트럼펫 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죠. 그도 그럴 것이 주인님은 항상 정해진 때, 정해진 목표가 있을 때만 말을 찾았거든요. 그러나 지금은 전혀 영문을 모르는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인이 묻습니다. “어딜 가시나이까? 주인나리” 당연히 하인은 주인이 어딜 가는지 물어야 했습.. 2015. 3. 4.
함께 『주체의 해석학』을 완독한 날, 지금의 우리는 다른 사람이다. 최근에 아주 감동적인 현장이 있었다.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들이 20주가 넘는 기간 동안 매주 같은 시간에 모여서 미셸 푸코의 『주체의 해석학』을 완독한 것이다. 그 중에는 직장인, 회사를 운영하시는 분, 약사이신 분, 학교 선생님, 주부이신 분들이 섞여 계시다. 나이는 40대에서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철학서를 읽어 본 것은 처음이다. 학인들은 감이당의 (중년남성을 위한 인문의역학) 프로그램에 등록한 후에 강독자가 읽어 주는 것을 띄엄띄엄 따라 읽었다. 처음엔 정말 한 줄도 그 의미가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서 읽어 주는 대로만 눈으로 봤을 뿐이다. 강독자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나 의아해했다. 역시 철학은 너무 공허하고, 쓸모없는 소리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1주가.. 2014.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