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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서당41

한 여인과 다섯 남자의 '만남' - 천풍구 한 여인과 다섯 남자의 ‘만남’ - 천풍구 - ‘택천쾌’에서는 결단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사람 사이에서는 ‘이별할 때’가 바로 이러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연인뿐 아니라 친구 사이에서도, 사제 관계에서도, 직장의 상사와 부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만남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들은 연애가 너무 하고 싶지만 시작하기 두렵다고 얘기한다. 왜? 언젠가 그 사람과 헤어지게 될 것이니 그것을 미리 염려하면 시작도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는 연후에야 비로소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다. 우리가 오늘 만날 천풍구 괘가 바로 이러한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천풍구 괘사 상괘는 ‘건괘’이고 하괘는 ‘손괘’이다. 하늘 아래 바람.. 2015. 6. 18.
덜어낼 때에는 정성을 다해서 - 산택손 산택손 덜어낼 때에는 ‘정성’을 다해서 오늘 만날 괘는 산택손(山澤損)이다. ‘損(손)’은 ‘덜다, 줄이다, 감소하다’라는 뜻이 있다. “손해 봤다”라고 할 때의 그 ‘손’이다. 손을 나타내는 ‘扌(수)’와 수효를 나타내는 ‘員(원)’이 합쳐져, 손으로 덜어내는 것을 뜻한다. 상괘는 산이고, 하괘는 연못이다. 즉, 산 아래 연못이 있는 형상인 것. 그렇다면 옛사람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고 어떻게 풀이했을까? 연못은 낮고 산은 높은데, 연못이 자신을 덜어내어 산을 높게 하는 것이 ‘손’이다. 그렇다면 『주역』 ‘산택손 괘’에는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산택손 괘사 損 有孚 元吉 无咎 可貞 利有攸往(손 유부 원길 무구 가정 이유유왕) 曷之用 二簋可用享(갈지용 이궤가용향) 손은 믿음.. 2015. 5. 7.
어긋난 ‘버튼홀스티치’를 완성하려면? – 화택규 화택규, 어긋난 ‘버튼홀스티치’를 완성하려면? 1983년 어느 봄, 나는 시골의 작은 중학교 교실 책상에 앉아 있었다. 흰 무명천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좋아하는 녹색 실을 바늘에 꿰어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이것저것 직접 만들어 보는 ‘가사 시간’, 왁자지껄 떠들어대던 소녀들의 감각기관은 일제히 자신이 수놓고 있는 흰 무명천으로 쏠렸다. 선생님은 책상 사이를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소녀들의 손놀림을 지켜보았다. “선생님, 이렇게 하면 돼요?”여기저기서 선생님을 붙잡고 바느질한 천을 들이밀었다. 소녀들은 우르르 몰려가 선생님의 손놀림을 주시했다. 나는 소녀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육중한 엉덩이 힘을 내리누르며 그대로 앉아 있었다. 흰 무명천에 녹색 실이 꼬물꼬물 형태를 만들어 가는.. 2015. 3. 26.
군자도 피할 수 없는 힘 조절의 어려움 - 뇌천대장 뇌천대장, 군자도 피할 수 없는 힘 조절의 어려움 소동파(蘇東坡)는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정치가로서 끊임없이 황제에게 간언하며 왕도정치가 펼쳐지길 염원했다. 그는 끊임없이 문장으로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펼치며 황제의 신임을 받기도 했지만, 주변의 시샘으로 간난신고(艱難辛苦)의 세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천지가 자신을 생성해준 은덕을 갚는 길’은 자신이 ‘터득한 지혜를 말하는 것’에 있다고 믿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말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소동파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묵묵히 걸어갔지만, 가족의 고생은 말도 못했던 것 같다. 부인이 글짓기가 무엇이길래 그것 때문에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냐며 책을 가져다 불태우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는 천지의 뜻을 행하는 자로 군자(.. 2015.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