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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애3

[월간 이수영] ‘운명애’에 필요한 것들: ‘반복’ 개념을 중심으로 ‘운명애’에 필요한 것들 : ‘반복’ 개념을 중심으로 월간 이수영 2023년 6월호 니체는 그의 책, 『즐거운 학문』(1882년)에서 새해 소망으로 ‘필연적인 것을 아름답게 보고 운명을 사랑하는 일’을 이야기합니다.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니체의 운명애(Amor fati)는 이 삶이 여러 번 반복되어도 똑같이 살기를 원하는 ‘영원회귀’와 중요한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운명애는 삶을 긍정하겠다는 단순한 각오가 아니라, ‘반복’이라는 철학적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니체의 영원회귀가 전제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니체의 반복은 다른 철학자의 반복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능성’을 제거한 후에 오는 운명애 니체에 따르면, 범죄를 대하는 태도에 두 가지 .. 2024. 3. 5.
담이 잘 작동하면 온몸이 즐겁다! -담(膽)과 운명애 #운명애-담기주승(膽氣主升)-세네카 운명을 사랑하는 방법 담(膽)은 ‘쓸개’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웅담(熊膽)은 곰의 쓸개를 말한다. 오래전 곰의 몸에 관을 꽂아 쓸개즙(담즙)을 빨아먹다가 쇠고랑 차는 뉴스를 본적 있다. 정말이지, 나이든 아저씨들이 함께 모여서 즙을 빨아먹는 모습은 그야말로 그로테스크했다. 이 장면을 엘 그레코의 방식으로 그림 그리면, 그 어떤 그림보다 초현실적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좀비의 세계가 바로 이런 모습 아닐까 싶다. 아, 지옥이란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 TV에 있구나. 이제 나도 그 아저씨가 되었다. 나는 어떤 즙을 빨아 먹고 있을까. 그러나 지옥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것처럼, 천국도 그리 멀지 않다. 담은 간 아랫부분에 붙어 있는 배 모양의 주.. 2014. 5. 14.
풀 수 없는 문제? 우리는 이미 풀고 있다! 그럭저럭 돌파! 이제 바야흐로 김소월이 읊었던 대로, 봄날이 오리라 생각하면서 ‘쓸쓸히 지나 보내야 하는 긴긴 겨울’(김소월, ‘오는 봄’)이 찾아왔다. 어떤 이는 겨울에 첫사랑이 생각난다지만, 나는 본래 남쪽 사람이어선지 겨울만 찾아오면 그놈의 추위 때문에 더럭 겁부터 난다. 서울 올라와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천정부지 전세값도 아니고, 이웃들의 야박함도 아닌 눈바람 매섭게 부는 겨울을 첫째로 들것이다. 정말이지 처음엔 추위만 찾아오면 아무런 대책이 서지 않았다. 따뜻한 남쪽나라에선 도무지 ‘추위대처법’ 같은 걸 배워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는 서울의 매서운 추위 앞에서 무능력 그 자체였다. 어떤 해 어떤 겨울에는 늦은 귀가로 눈발 속 밤길을 서너 시간 헤맨 적이 있었.. 2012.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