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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2

뉴욕과 올리버 색스 ② : 나는 감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웃픈' 이야기로 세상의 구멍을 메워라 (2) - 뉴욕과 올리버 색스 - ❙ 무(無), 기력 올해 초, 내 몸이 파국을 맞았다. 수면 부족, 열꽃, 생리 불순, 무엇보다 온 몸에 기력이 없었다. 지하철에 몸을 던져놓고 무기력하게 되물었다. 왜 이렇게까지 바쁘게 살아야 하나? 그러나 질문을 더 밀고 나가지는 않았다. ‘바빠서 힘들다’는 말은 뉴욕에서 금기어다. 이 도시에는 파트타임 직업 세 개, 학교, 육아까지 동시에 해내는 ‘슈퍼휴먼’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고작 한 개 하는 학생 주제에, 피곤하다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 저질 체력과 의지박약이라고 손가락질 받을 게 뻔하다. 그래서 질문은 맥없는 넋두리로 변질된다. 아, 내 몸이 스마트폰이라면 배터리 충전하듯이 간단히 기력을 얻을 텐데……. 왜 .. 2016. 9. 30.
뉴욕과 올리버 색스 ① : ‘아프고 웃긴’ 뉴욕의 신경의사 세상의 구멍, ‘웃픈’ 이야기로 채우다 : 뉴욕과 올리버 색스 작년 여름, 플랫아이런빌딩 앞 공원에 앉아 있다가 한 남자를 보았다. 그는 다리를 덜덜 떨면서 허공에서 드럼스틱을 두드리고 있었다. 공원에는 나와 남자만 앉아 있었다. 이름만 공원이지 사실은 세 개의 도로(25번 스트리트, 5번 에비뉴, 브로드웨이)가 교차하면서 붕 뜨게 된 자투리 공간이었다. (양쪽으로 차가 끊임없이 지나가는데, 역설적으로 공간 자체는 무관심에 방치되어 있다.) 남자가 하도 이상하게 행동하기에,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척하면서 곁눈질로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이 남자가 이해불가한 말을 외치는 게 아닌가. "이 미친 뉴욕은 내 지랄 맞은 음악보다 더 구려(This crazy city is worse than my f*.. 2016.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