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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5

"불행한 체험일수록 좀 더 나아지기 위한 기회가 된다." 알렉상드르 졸리앵 『인간이라는 직업』 - 꼭 해야할 일 미래의 위대한 미지(未知) 앞에서 (마치 운동선수가 자기 몸을 조각하듯이) 내 조건의 총체를 감당하기 위해서 실존을 조각하는 것이다. 불행한 체험일수록 기쁨과 마찬가지로 좀 더 나아지기 위한 기회가 된다. 또 그래야만 한다. 여기서 나는 고통이나 사람을 괴롭게하고 고립시키는 텅 빈 순간을 정당화하려는 게 아니다. 단지 그것들을 잘 활용하여 거기게 압도당하지 말자는 얘기다. 힘든 과업이고 위험천만한 연습이지만, 꼭 해야할 일이다. - 알렉상드르 졸리맹, 임희근 옮김. 『인간이라는 직업』, 2015, 문학동네, 39쪽 책을 사는 가장 좋은 방법, 은 아니고, 가장 좋아하는 방법이 있다. '무계획적인 구입'이 바로 그것이다. 약속 시간을 넉넉하게 앞두고(.. 2016. 5. 18.
심기가 불편하십니까? 그럼 소충혈을! 소충(少衝), 심기(心氣)를 다스리다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심기(心氣)가 불편하다. 심기가 언짢다. 심기가 상한다. 아마도 많이들 애용하시는 말일 게다. 기분이 나쁠 때, 뭔가 수틀릴 때, 갈굼을 심하게 당할 때. 입에서 저 말들이 술술술 튀어나온다. 그런데 좀 궁금한 게 있다. 왜 기분이 나빠졌을 때 심기(心氣)에 문제가 생겼다고 표현하는 것일까. 말 그대로 심(心)의 기운(氣)이 상하면 우리 몸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기에 저런 표현들을 쓰는 것일까. 오늘은 이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심기(心氣)가 불편해! 일단 심기가 상하면 어찌 되는지부터 살펴보자. “심기(心氣)는 혀에 통하니, 심이 화(和)하면 혀가 능히 오미(五味)를 구별할 수 있다.”(『황제내경』,「영추」, ) 그럼 심기가 상하면? 그.. 2013. 1. 10.
추워야 산다, 소한(小寒) 소한, 추위가 여는 새로운 길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춥다! 27년만의 강추위라는 요즘, 원초적인 이 소리만 무한반복하게 된다. 겨울철이면 남들보다 추위를 더 타는 터라, 나는 한(寒)에 한(限) 맺힌 사람이다.^^;; 눈이 아직 녹지 않은 길을 언 발 동동거리며 걷다가 문득 생각해본다. 도대체 왜 추워야 하는 거지? 추위는 무슨 쓸모가 있는 걸까? 추울 필요가 꼭 있을까? 추위에 대한 짜증에 가까운 이 질문이 어느 틈엔가는 진짜 궁금해져버렸다. 잔털부터 새끼발가락 끝까지 매콤하게 추운 이 절기에 치열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절묘한 질문이다. 오늘은 이름부터 한(寒)이 서린 소한(小寒)이다. 꼭, 추워야 한다 24절기는 마지막 두 절기인 소한(小寒)과 대한(大寒)으로 긴 여정을 마친다. 맞다. 그 이름에.. 2013. 1. 5.
날 해고한다구? 브라우니, 물어! 밥그릇 싸움 며칠 전, 제이는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일자리 구하지 않느냐. 여기 와서 같이 일해 볼 생각 없느냐. 안 그래도 다음 주면 복지 일자리 근무가 끝나서 일자리 새로 알아봐야 하는데 잘 됐다면서 우리는 기대에 들떠 면접을 보러 갔다. 사무실은 어떤 아파트 단지내 상가 건물 1층에 있었다. 그곳은 최근 새로 설립한 장애인 자립생활센터라고 한다. 책도 내고 여러 가지 문화 행사도 하는 단체라고 한다. 사무실에는 ‘소장님’이라는 여성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기 커피 있으니 타서 마시세요. 소장님이 말했다. 나는 포터의 물을 끓이고 믹스커피 두 봉을 뜯었다. 종이컵에 제이 한 잔, 나도 한 잔 커피를 타서 마셨다. 제이를 사무실의 응접 테이블에 앉게 하고 나는 사무실 한쪽 구석에 앉았다. 가방.. 2012.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