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양명대장경6

[임신톡톡] 임신 7~8개월, 혼백이 노닐다 일곱 여덟째 달, 혼백(魂魄)이 노닐다 에베레스트 산도 자란다 중‧고등학교 때 지구과학이나 지리수업은 나에게 있어 썩 재미있는 공부는 아니었다. 딱딱한 이론과 통계치, 숫자들의 배열, 실생활과는 무관한 것 같은 그림들. 그래서 그런지 그때 배운 기후, 지형, 식생, 토양 등에 대한 내용은 거의 머리에 남아 있지 않다. 요즘 오운육기와 세계지리를 횡단하는 세미나를 하면서 지리에 대해 재발견하는 중이다. 우리는 오대양 육대주, 산, 사막 등이 모두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잘못된 생각이었다. 우주가 지구를 낳고, 지구는 또다시 대륙과 해양을 만들어내고, 거기서 또 다양한 형태의 지형을 탄생시키고 있었다. 고정되어 있을 것 같은 땅덩이도 인간이 아이를 창조하는 것처럼 계속 새로운 것을 창.. 2015. 2. 12.
바람을 다스리는 혈, 곡지 친절한 곡지씨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채울 길 없는 욕망 그는 중풍에 걸려 오른쪽 반신이 흐느적대고, 제 입안의 침도 잘 수습하지 못한다. 뭐라고 말을 하기는 하는데 잘 알아들을 수 없이 버벌거린다. 나니까 대강 알아듣지 타인하고는 거의 의사소통이 안 된다. 입술을 오므리지 못하니까 나를 ‘복희야’라고 부르고 싶을 때는 입가에 심한 경련이 인다. 나는 그게 불쌍하지 않고 고소하다. 처녀 적 그의 집에서 식모살이 할 때부터 함부로 부르던 이름을,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데도 그의 마누라가 된 후에도 기분이 좋을 때나 화가 날 때는 연달아 불러대곤 했다. 반신이 무력해진 후에도 속에서 뻗치는 기운은 여전한 듯 말이 잘 안 돼 고함으로 변할 때는 유리창이 다 들들댄다. 원래 기운이 넘치는 장대한 남자였다. 개같.. 2012. 6. 29.
무더운 여름, 삼계탕과 함께 양계혈 잡기 양기 충전, 양계 이민정(감이당 대중지성) 양계가 뭐꼬? ‘양계’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는 바로 ‘닭’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닭을 키웠던 기억도 스쳐 지나갔다. 혈자리 서당을 시작하며 만난 첫 혈자리가 하필 ‘양계’라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검색창에 양계를 넣으니 아니나 다를까 양계협회, 양계수의사회, 월간 양계…… 등등이 나온다. 이런 운명적(?) 만남이란!! 피할 수 없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밖에. 그래도 혹시나 내가 아는 양계와 혈자리 양계가 비슷한 맥락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양계(陽谿, 2개 혈) 일명 중괴(中魁)라고 한다. 손목 위쪽 두 힘줄 사이 우묵한 곳에 있다. 수양명경맥의 기가 흘러가는 곳이니 경혈(經穴)이다. 침은 3푼을 놓고 7번 숨 쉴 동안 유.. 2012. 6. 22.
치통과 장염은 동시에 온다? 삼간혈 슬픈 이빨을 위로하라! 약선생(감이당 대중지성) 내게 아직 둘째가 없던 무렵의 이야기이므로 햇수로 친다면 꽤 옛날 일이 된다. 어느 더운 여름, 그 전주부터 살금살금 아려오던 아래쪽 잇몸과 왼쪽 어금니가 도무지 나을 기미가 안 보였다. 평소 양치질을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도 이빨이 이상했다. 더운 날은 계속되고 있었고, 몇 가지 회사일도 뒤엉킨 채 내 손을 기다리고 있던 터라, 마음은 몹시 조급하고 무거웠던 때였다. 아마도 그때 내 마음은 약간 불안정했을 것이다. 퇴근 후에 아내에게서 받은 얼음봉지를 손수건으로 둘둘 말아 입에 대기도 했지만, 그때만 잠시 통증이 사라질 뿐이었다. 겨우 잠이 들어도 이른 새벽이면 어김없이 찾아온 통증이 온몸에 식은땀과 신음소리를 짜냈다. 도로 졸음이 찾아 와도, 옆으로 누우.. 2012. 6. 15.